[앵커]
어젯밤 서울 광화문은 밤새도록 집회 소음으로 시끄러웠습니다.
보수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연 것인데, 인근 호텔 투숙객들의 항의가 잇따랐습니다.
경찰은 주최 측을 수사할 예정입니다.
전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둑한 밤,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
두 개 차로와 인도가 1만 명의 집회 참가자로 가득 찼고, 노랫소리와 구호가 울려 퍼집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이 철야기도회 명목의 집회를 연 겁니다.
저녁 7시에 시작된 집회는 오늘 새벽 5시가 돼서야 끝났습니다.
인근 상인들과 호텔 투숙객들은 밤새 집회 소음에 시달렸습니다.
[인근 호텔 관계자]
"5시까지 계속. 노래 부르고, 마이크 켜고. 객실 손님들 항의가 굉장히 심했고, 새벽 5시까지 못 주무신 분들도 굉장히 많으시고."
취재진이 집회 현장 맞은 편에서 소음을 측정했더니 84dB까지 올라갑니다.
해가 진 뒤 집회 소음은 65dB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측정한 결과도 평균 86dB로 기준치를 훌쩍 넘어섰고, 최고 소음은 열차가 통과할 때 철도변 소음에 맞먹는 99dB까지 기록했습니다.
경찰이 10차례에 걸쳐 확성기 사용 중지명령을 내렸지만, 자유통일당 측은 "필요한 처분을 받겠다"며 그대로 집회를 이어갔습니다.
경찰은 주최 측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에 나설 방침입니다.
경찰의 중지명령을 위반하면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5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지만, 형량이 낮다 보니 집회 소음 단속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전민영입니다.
영상취재 : 김기열 권재우
영상편집 : 최창규
전민영 기자 pencak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