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100일…우크라, 수도 지켰지만 돈바스는 위태
[앵커]
오늘(3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꼭 100일이 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수도 키이우 등 북부를 지켰지만 현재 돈바스 지역이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서방의 무기지원도 계속돼 확전 가능성도 커져 갑니다.
이봉석 기자입니다.
[기자]
전쟁 직전만 해도 군사력이 크게 앞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손쉽게 손에 넣어 괴뢰정권을 세울 거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의 지원 속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우크라이나의 저항과 러시아군의 졸전으로 양상은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러시아는 수도 키이우와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비롯한 북부 도시를 한 곳도 점령하지 못했습니다.
"점령군이 우리나라 북쪽에서 느리지만 눈에 띄게 후퇴하고 있습니다. 어딘가에서는 싸움에 져서 밀려나고 다른 어딘가에선 스스로 후퇴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물러나자 철수했던 한국과 미국 등 대사관들은 키이우로 복귀했습니다.
전쟁에 큰 변곡점이 생긴 건 러시아가 돈바스와 남부 전선 집중을 선언한 4월 초.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지역에서 특수군사 작전에 참여해 돈바스 내 공화국들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나는 우리의 목표를 분명히 정했고, 주된 목표는 돈바스 사람들을 돕는 것입니다."
돈바스 내 러시아인을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2014년 강제병합한 크림반도까지 이어지는 육로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됐습니다.
현재 러시아군은 마리우폴 등을 잠식해 나가 루한스크주의 대부분을, 도네츠크주는 절반 정도 점령한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 영토의 10%인 돈바스 장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헤르손에서 루블화가 법정화폐가 되는 등 남부 주요 도시에서는 러시아화 작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입장에선 우크라이나 추산 3만 명, 서방 추산 1만5천 명의 전사자를 낸 끝에 이룬 성과였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영토 1인치도 내줄 수 없다고 밝힌 가운데 러시아는 돈바스 점령 후 일방적으로 승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크지만 어느 시나리오가 맞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전쟁 장기화 국면에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확대하면서 확전 위험도 커져만 갑니다.
결국 가장 큰 피해를 겪는 건 우크라이나 주민들로, 민간인 사망자만 1만에서 3만 명으로 추산되고 피란민은 인구의 15%인 약 630만 명에 달합니다.
연합뉴스 이봉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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