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선거일 새벽 0시가 될 때까지 정치인들은 필사적으로 한 표를 호소하겠지만요.
좀 적당히 해라 소음이 너무 지나쳐서 괴로운 분들, 많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이번에 분명 유세차 소음을 제한하는 규정이 생겼는데 왜 여전히 ‘전투기 뜨는 소리’처럼 귀가 아프단 얘기가 나올까요?
백승연 기자가 그 답을 찾아봤습니다.
[리포트]
퇴근길 버스정류장 앞.
선거 유세 차량에서 쉴새없이 음악이 흘러나오자 일부 시민들은 귀를 막고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오형근 / 서울 구로구]
"거부감이 많이 들죠. '정치를 어떻게 할 건데'라기보다는 그냥 시끄럽다. 춤만 추고 노래만 부르는데 뭘 알겠어요."
대형마트 인근에서 열린 다른 유세 현장.
시끄러운 선거 방송에 상인들도 울상입니다.
[서울 관악구 상인]
"전화 소리도 안 들려서 주문 와도 못 받고. 너무 떠드니까 싫어요. 오히려 투표 안 해, 그래서."
선거운동 소음은 출근길부터 시작됩니다.
유세 현장 옆에선 대화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한창혁 / 서울 강동구]
"(아침마다 보시는 거예요?) 네? (아침마다 보시나요?) 자주 보는 것 같아요. 시끄러울 때는 대화 진행이 매끄럽지 않아요."
[이정은 / 서울 종로구]
"청량하게 출근하러 나왔는데 이렇게 크게 틀어놓으면 머리도 아침부터 아프고."
공직선거법이 바뀌면서 지난달부터 선거 소음 규제가 가능합니다.
유세차량에 달린 확성기 기준으로 최대 127 또는 150dB을 넘어서는 안됩니다.
문제는 이 기준 자체가 지나치게 높다는 겁니다.
127db은 전투기 이착륙 소음인 120db보다도 높습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유세 현장을 돌아보니 70~100dB 수준으로 모두 기준치를 밑돌았습니다.
올해 지방선거 기간 동안 하루 250건이 넘는 소음 신고가 이어지는 상황.
실제로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없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사람이 외부 소음을 견딜 수 있는 마지노선 등을 참고해 기준을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 기준의 적정성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연입니다.
영상취재: 채희재 권재우
영상편집: 배시열
백승연 기자 b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