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러분들을 강원도 강릉으로 안내할까 합니다.
강릉 해변에 가시면 이런 야자수들이 쭉 심어져 있습니다.
멋지다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자세히 보면 누렇게 변해있고 겨울엔 번거롭게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데요.
강릉 야자수에 숨겨진 비밀, 강경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포대 백사장 한가운데 야자수들이 심어져 있습니다.
강릉시가 지난달 색다른 볼거리를 만든다며 경포와 강문, 안목 등 해변 3곳에 야자수 51그루를 심은 겁니다.
사용한 예산도 2억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심은 지 보름 만에 야자수들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파리부터 줄기까지 누렇게 시들어 있는데요.
경포 해변에 있는 17그루 중 10그루가 이런 증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 심은 야자수들도 절반 이상 누렇게 말라가고 있는데 강릉시는 일시적인 생육 부진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릉시 관계자]
"노지에 있는 걸 옮겨서 심다 보니까 그런 증상은 좀 나타날 수 있거든요. 빨리 제자리 잡을 수 있게 생리증진제 같은 거를 주고 있습니다."
야자수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립니다.
이국적인 해변이 새롭다는 호평이 있는가 하면
[송주식 / 서울 강서구]
"바다하고 어우러진 게 이국적인 맛이 나는 것 같아요. 이게 잘 자랄 수만 있으면 숲을 조성하는 것도 괜찮다고 봐요."
소나무가 상징인 강릉에 야자수는 생뚱맞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홍진원 / 강릉시민행동 운영위원장]
"동해안 해변과 어울리지 않고, 강릉시의 아이덴티티(정체성)하고 맞지 않고요. 이쪽에선 자라나기 어려운 식생인데도 불구하고 심은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엔 야자수들을 비닐하우스로 옮겨 보관해야 하는데 매년 4천만 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산낭비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방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