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10만원…제주 고사리가 소고기 보다 비싼 이유는?

2022-05-14 1

지난 3일 오전 11시 한라산 중턱의 북쪽 벌판. 관광객 등 10여 명이 해발 600m 산등성이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고사리를 꺾고 있었다. 작업을 하던 강모(66·서귀포)씨는 “이맘때 봄비를 맞으며 자라는 고사리가 가장 연하고 맛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 제주 산간의 벌판과 오름 등지에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다. 제주 사람들은 4~5월 잦아지는 봄비를 ‘고사리 장마’라고 부른다.
  
“고사리 명당은 딸·며느리도 안 알려줘”
 
제주산 건조 고사리는 소매가로 1㎏당 10만 원이 넘는다. 고사리를 말리면 무게와 크기가 10~20배 줄어들기 때문에 귀한 대접을 받는다. 고사리철 막바지인 최근에는 12~13만 원에도 팔린다. 2만 원대인 수입산에 비해 5~6배 비싸다. “고사리는 맛과 가격도 좋지만, 채취 작업 자체에 묘한 손맛이 있다”는 말이 있다. 손으로 꺾을 때마다 “똑”, “똑” 하는 경쾌한 소리가 나서다.
 
고사리 꺾기 ‘고수’는 숨겨둔 자신만의 ‘포인트’를 찾아간다. 이날 자신의 명당에서 연신 허리를 굽혀 고사리를 꺾던 김길남(58·제주시)씨는 “통통하게 생긴 맛있는 고사리는 주로 그늘진 풀숲 밑에 산다”며 “제주에선 고사리 명당은 딸이나 며느리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했다.
 
고사리는 나물무침 자체로도 훌륭한 일품 요리지만 돼지고기 등과 함께 먹을 때 맛이 더 좋아진다...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71711?cloc=dailymo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