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많은 가상화폐 가운데서도 드라마틱한 상승률과 체계적으로 보이는 수익구조로, 투자 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코인, ‘루나’가 있습니다.
사실상 0원.
‘상장폐지’라는 사형선고를 받으면서 ‘벼락부자의 꿈’이 산산조각 나고 말았죠,
이 코인을 ‘창조해 낸’ 대표가 사과를 했습니다만 처음부터 ‘폰지사기’로 설계된 것 아니냐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조현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만 해도 시가총액 50조 원을 웃돌던 암호화폐 루나가 순식간에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권도형 / 테라폼랩스 대표 (어제)]
"예전에는 1달러에 루나를 소진했지만 지금은 0.6달러의 가치 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다른 비트코인을 사들여 루나를 방어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코인베인스 등 세계 주요 거래소가 거래중단과 상장 폐지를 선언하고 국내에서도 업비트와 빗썸, 고팍스까지 손 털자 결국, 못 버티고 백기를 들었습니다.
권 대표는 SNS를 통해 "내 발명품이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며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애초 안정적인 화폐를 표방했지만 설계부터 잘못됐습니다.
테라 1개는 1달러 가치로 고정된 코인입니다.
하지만 최근 달러 강세로 1달러 선이 붕괴되자 가치가 급락한 겁니다.
문제는 안전판입니다.
다른 코인은 현금과 채권을 담보로 했지만 테라는 자매 코인인 루나를 발행해 다시 테라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판을 짰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외면하자 날개 없는 동반 추락을 한 겁니다.
여기다 다단계인 '폰지 사기'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
연 20% 수익 보장을 미끼로 투자자를 유치해 왔는데 새로 진입한 투자자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주는 '돌려막기'를 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이번 일로 가상화폐 시장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조현선입니다.
영상편집 이혜진
조현선 기자 chs072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