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사처럼 살다간…‘월드스타’ 강수연 추모 발길

2022-05-08 6,394



[앵커]
생전 월드스타였던 강수연 씨는 큰돈을 만질 기회도 많았지만, 광고 출연 만큼은 고사한 적이 많았다고 합니다.

영화인으로서 자존심을 지키겠단 뜻이었다는데요.

이렇게나 자기의 일을 사랑했던 배우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마지막 길에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4살에 영화계에 입문해 4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던 큰 별.

대작으로 큰 획을 그으며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린 첫 월드스타 강수연.

영정 사진 속에서도 고인의 눈빛은 여전히 반짝였습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오전부터 추모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빈소를 찾은 영화인들은 고인의 별세를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봉준호 / 영화감독]
“영정사진도 영화 촬영 소품 같고…”

4살 때 아역배우로 시작한 고인의 영화 인생.

1980년대 하이틴 스타로 이름을 알렸고, 영화 <씨받이>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월드스타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에서는 삭발까지 하는 연기혼을 불태우며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최우수 여자 배우상을 받았습니다.

이 두 영화를 함께한 임권택 감독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이틀째 고인 곁을 지켰습니다.

[임권택/감독]
“좋은 연기자를 만난 행운 덕분에 내 영화가 좀 더 빛날 수 있었고, 여러모로 감사한 배우였습니다.”

고인은 인기 스타임에도 주변을 살뜰히 챙겼고, 똑 부러지는 성격으로도 유명했습니다.

[박정자/배우]
“스텝과 배우들을 응원하는 그런 똑부러진 여자야. 그냥 똑소리 나는 똑순이.”

고인이 영화인의 자존심을 강조하며 평소 즐겨하던 말은 영화 속 대사로 그대로 옮겨지기도 했습니다.

[영화<베테랑>중]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어?"

50여 년 영화 인생에서 인연을 맺은 이들은 온라인에서도 추모를 이어갔습니다.

장례는 영화인들이 주관하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집니다. 

설경구, 전도연, 정우성 등 영화계 선후배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합니다.

정부는 훈장 추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결식은 오는 11일 거행되고, 월드스타의 마지막 모습은 온라인으로 생중계 됩니다.

채널A 뉴스 김태욱입니다.

영상취재 : 윤재영
영상편집 : 천종석


김태욱 기자 wook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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