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뢰에 두 다리를 잃은 우크라이나 여성이 병동에서 눈물의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우크라이나 남부 최후 항전지에 러시아의 공격이 재개돼 이 같은 비극의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염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신랑의 품에 안겨 음악에 맞춰 춤을 춥니다.
신부는 두 다리를 잃었습니다.
간호사였던 신부 옥사나는 지난 3월 말 러시아가 점령한 루한스크에서 남편인 빅토르와 함께 귀가하던 중, 지뢰를 밟았습니다.
수차례 수술을 받으며 왼쪽 손가락 4개도 절단해야 했지만 남편의 사랑이 있었기에 슬픔을 극복했습니다.
[빅토르 바실리브 / 옥사나 남편]
"그녀를 잃을까 두려웠습니다. 울고 싶지만 울 수 없었습니다. 충격이 너무 심해 이게 실제 상황인지 이해할 수 없었죠."
6년 동안 함께하며 아들과 딸을 둔 부부는 여유가 없어 미뤘던 결혼식을 환우들의 축하 속에 병동에서 올렸습니다.
[옥사나 발란디나 / 러시아 지뢰 피해자]
"가족 중 누구에게도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응원 덕분에 일어섰고 살아야 했어요. 제 인생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들 부부에게 닥친 고난과 비슷한 일은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반복됩니다.
러시아군이 포위 중인 마리우폴의 제철소를 탈출한 생존자들은 지옥 그 자체였다고 내부 상황을 전합니다.
[엘리나 치불첸코 / 아조우스탈 제철소 피난민]
"매일 밤 우리가 잠들면서 살아남고 깨어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일어나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러시아군은 민간인 대피를 위해 잠시 휴전 상태였던 제철소에 대해 공격을 재개했습니다.
채널A 뉴스 염정원입니다.
영상편집: 최동훈
염정원 기자 garden93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