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2살 소년이 환자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아픈 엄마를 위해 의사가 되겠다던 착한 아들이었습니다.
홍진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엄마 편지(대독)]
상현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보물 같은 아들 내 아들아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서 정말 고맙고 혼자 아프게 해서 너무 미안해
지난달 23일 하늘의 별이 돼 떠난 12살 아들 김상현 군에게 엄마가 쓴 손편지입니다.
'엄마 껌딱지'로 불릴 정도로 살갑던 중1 아들.
엄마를 위해 의사가 되겠다던 듬직한 장남이었습니다.
[故 김상현 군 아빠]
"집사람이 손을 많이 쓰는 일을 했어요. 하다 보니까 손목하고 손가락이 많이 저리고 아팠어요, 일을 하면서. 그걸 보고 상현이가 의사 한다면서. 엄마 안 아프게 해주려고."
상현 군은 지난달 6일 새벽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부모는 아들이 의식을 되찾길 간절히 기도했지만, 2주가 지나도 차도가 없자 장기 기증을 결정했습니다.
[故 김상현 군 아빠]
"착한 아이였으니까 좋게 보내주자고. 좋은 일 하면서 보내주는 게 안 맞겠나 싶어서 그렇게 결정을 한 겁니다."
상현 군은 심장과 신장, 간, 폐를 5명에게로 나눠줬습니다.
[권수빈 / 故 김상현 군 주치의]
"치료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뇌사 상태까지 왔고, 워낙 힘든 결정인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굉장히 대단한 결정을 하셨습니다."
[엄마 편지(대독)]
다음 생엔 엄마가 꼭 상현이 딸로 태어날게, 그땐 행복하게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살자.
상현아 엄마가 너무 사랑해.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정다은
홍진우 기자 jinu03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