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창신동에서 80대 노모와 5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된 안타까운 사연, 어제 저희가 보도해드렸죠.
이들 모자는 선풍기 한 대 없이 한여름을 견뎠고, 밥 지을 쌀을 살 돈조차 없었습니다.
90년 된 집 한 채 있다고, 서울시와 복지부의 위기경보는 울리지 않았습니다.
김승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일 숨진 채 발견된 80대 노모와 50대 아들.
인근 쌀 가게 주인은 지난해 7월부터 아들이 외상으로 쌀을 사갔다고 말합니다.
외상값은 한 번에 11만 원 남짓.
아들은 어머니의 기초연금이 지급되는 매달 25일 쯤 밀린 외상값을 갚았는데, 지난해 12월 이후에는 쌀을 사러 오지 않았습니다.
[쌀가게 주인]
"장부 보니까 12월 10일인가 돼 있으니까…. '올 때가 됐는데 왜 안 오지' 저도 그 생각을 했었어요."
지난해 7월부터 약 3달 동안 모자에게 반찬을 만들어 주던 조모 씨.
한여름인데도 집 안에 선풍기 한 대가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조모 씨 / 이웃 주민]
"(노모가) 몸을 못 쓰니까. 수건 두 개 갖다놓고 씻기고 있더라니까. 소대변을 다 받은 거야 아들이."
조 씨는 이들의 상황을 통장에게 알렸지만 추가적인 조치가 없었습니다.
[조모 씨 / 이웃 주민]
"통장도 하는 말이 '집 그거 하나 때문에 안 된다'고 그러더라고. 집이 있으나마나 다 쓰러져가고 (있는데)."
복지부와 서울시의 '위기 가구 발굴 시스템' 역시 이들을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 SNS를 통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복지사각지대가 반복되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김승희입니다.
영상취재: 박찬기
영상편집: 오성규
김승희 기자 soo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