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 검사 “검수완박은 검사 팔다리 자르는 것”

2022-04-15 660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을 추진하는 핵심 근거로 미국과 영국 같은 선진국 사례를 들고 있습니다.

선진국은 경찰이 수사하고 검찰은 기소만 한다는 것인데, 정말 그런지 이은후 기자가 이들 나라의 현직 법조인에게 물어봤습니다.

[리포트]
검수완박에 앞장서 온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선진국에선 경찰이 수사하고 검찰은 기소 업무를 맡는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황운하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11일, TBS '김어준의뉴스공장')]
"영국, 미국 등 선진국처럼, 문명국가, 법치국가, 그런 나라들처럼 수사는 경찰이 하고 기소는 검찰이 담당(해야 합니다.)"

미국 검사는 정말 기소만 하는 걸까.

미국 LA 검찰청 소속 한국계 현직 검사 제이콥 리 씨의 말은 다릅니다. 

[제이콥 리 / LA 검찰청 검사]
"경찰 단계에서 수사가 안 됐다면 나머지 수사는 누가 합니까? 그렇게 되면 유죄 입증은 못합니다."

지방 검찰청에서 통상적 수사는 경찰에 맡기지만, 수사 내용 점검과 증거 보강을 위해 직접 수사를 한다는 겁니다.

[제이콥 리 / LA 검찰청 검사]
"검사의 수사권이 꼭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수사권 박탈은) 검사의 팔다리를 자르는 겁니다."

미국 연방검찰은 한 발 더 나가 대통령 측근 비리 같은 중대 범죄를 초동 단계부터 직접 수사해 재판에 넘깁니다.

[준 김 / 당시 뉴욕남부연방지검장 대행(지난 2017년)]
"누군가 법을 어기면 수사하고 기소하는 게 검찰의 일입니다."

법조 경력 35년째인 뉴욕주 지방법원 대니 전 판사도 미국 검사가 수사를 안한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합니다.

[대니 전 / 뉴욕주 브루클린 지방법원 형사수석판사]
"미국 검사가 수사를 안한다는 건 매우, 매우, 매우 무지한 발언입니다."

검찰의 수사권을 빼앗으면 범죄자만 기뻐한다며, 한국 국회에서 증언할 의사도 있다고 했습니다.

[대니 전 / 뉴욕주 브루클린 지방법원 형사수석판사]
"유일한 승리자는 범죄자들일 겁니다. (국회) 증언 등이 필요하면 기꺼이 가서 설명할 겁니다"

민주당이 검찰 수사권을 넘길 수사기관 사례로 언급하는 영국 중대범죄수사청, SFO도 수사와 기소를 병행합니다.

[영국 중대범죄수사청(SFO) 관계자]
"저희는 수사와 기소 둘 다 합니다. 수사도 꽤 합니다."

검수완박 추진 근거가 된 선진국 사례부터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상
영상편집 : 조성빈


이은후 기자 eleph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