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인사를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루면서 약속했던 공동정부도 기로에 섰습니다.
합당 절차도 멈춘 상태입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대통령 선거를 엿새 앞둔 지난달 3일, 윤석열-안철수 두 야권 후보는 극적으로 손을 잡았습니다.
합당은 물론, '공동 정부'까지 약속하며, 23만여 표 차 대선 진땀승을 만끽했습니다.
당연하다는 듯, 안철수 대표가 인수위원장직을 맡았고, 인수위원 24명 가운데 8명을 안철수계로 채우면서 양측의 '달콤한 기류'는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첫 내각 인사 8명에 안철수계는 단 한 명도 없었고, 장관을 예약했던 이태규 의원은 돌연, 인수위원직을 사퇴했습니다.
'인사 갈등'이란 해석 속에, 안 위원장도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안철수 /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지난 12일) : 조언을 드리고 싶었습니다만, 그런 과정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작심 발언에도 세 차례로 쪼개서 발표한 내각 인사, 무려 18개 정부 부처 장관 자리에 안철수계는 결국,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안 위원장 측의 내부 불만은 폭발 직전입니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YTN에 정치는 상명하복 군대식이 아닌 상대방 배려와 우대가 기본인데 이건 '신뢰의 상실'이라면서, 윤 당선인은 정치도, 협치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의 시각은 전혀 다릅니다.
[윤석열 / 대통령 당선인 : 인사는, 공동정부라는 거는, 함께 훌륭한 사람들을 찾아서 우리가 임무를 맡기는 것이지, 누구 사람, 누구 사람이라는 게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갈등의 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상황,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국정의 공동운영이라는 원칙만 고수하기는 어려울 때가 있다며 거리를 두면서도 향후 안철수계가 중용될 여지를 남겼습니다.
[한덕수 / 국무총리 후보자 : 공공 부문에 포스트가 계속 선발되고 지명되고 천거돼야 하기 때문에 우리 안철수 위원장님과 가진 공동 국정(운영)의 정신을 기반으로 해서….]
하지만 아슬아슬, 감정까지 뒤섞인 '위태로운 동거'가 이어지면서,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논의는 모두 멈췄고, 약속했던 공동 정부에도, 회의적인 시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YTN 조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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