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세상에 알려진지 11년이 지났습니다.
피해자 지원을 위한 최종 조정안이 드디어 마련됐지만 일부 기업들이 반대해 무산될 위기입니다.
홍유라 기자입니다.
[리포트]
벌써 6년째, 24시간 산소 호스에 의존하는 조순미 씨.
2008년부터 2년 동안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로 호흡기가 망가진 탓입니다.
지금도 매달 병원비와 약 값으로 100만 원 가까이 듭니다.
[조순미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폐 질환하고 천식하고 그리고 면역결핍 저하증이라고 해서 그게 와 있고요. 진단받은 것도 10가지가 넘습니다."
김태종 씨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투병 중이던 아내를 2년 전 먼저 떠나보냈습니다.
[김태종 / 가습기 살균제 유족]
"지금까지 오는 데 11년 걸렸는데 앞으로 몇 년간 더 표류가 될지. 진짜 갑갑하죠."
피해자와 유족 수만 7천명이 넘지만,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안이 나온 건 11년이 지난 지난달입니다.
생존 피해자에게 최소 2500만 원에서 최대 5억3500만 원을, 유족에게는 최소 2억에서 4억 원씩을 지급해 총 최대 9240억 원을 지원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의견을 구하기도 전에 지원금의 60%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옥시와 애경산업이 반대하며 제동이 걸렸습니다.
[김이수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구제를 위한 조정위원장]
"조정안은 현실적으로 이행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아쉽고 유감입니다."
피해자와 유족들은 또다시 거리로 나섰습니다.
[현장음]
"살인기업 애경을 규탄한다!"
불매운동 조짐을 보이자 애경산업은 "거부 의사가 아니라 조건부 동의"라며 합의 시 추가 책임을 묻지 않는 합의 등을
요구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유라입니다.
영상취재 : 박연수 최혁철
영상편집 : 이재근
홍유라 기자 yu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