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오늘 재판에 섰습니다.
혐의를 모두 부인했지만, 검찰이 제출한 자료에 의원들 명단과 제각각인 금액까지 적혀있었습니다.
권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쪼개기 후원'에 연루돼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된 구현모 대표이사.
구 대표는 개인 명의 후원금인 것처럼 보이려고 담당 부서에 자신의 명의를 빌려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초 검찰은 벌금형이 적당하다며 지난해 구 대표를 약식 재판에 넘겼지만, 구 대표는 혐의를 부인하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습니다.
[구현모 / KT 대표이사]
"(후원은 왜 하게 됐는지 말씀 들을 수 있을까요?) …."
오늘 재판에선 명의를 빌려준 것에 대해 "불법이라고 전혀 생각 못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구 대표 등의 범죄 혐의를 정리해 법원에 제출한 자료엔 KT가 불법 후원을 치밀하게 진행한 걸로 돼 있습니다.
KT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등 여야 의원 99명을 후원한 걸로 적혀있는 겁니다.
그런데 후원 금액은 제각각이었습니다.
소관 상임위 등 KT 업무와의 관련성을 따져 후원금 배정 비율에 차등을 뒀습니다.
검찰은 KT가 이같은 수법으로 360차례에 걸쳐 4억 원 넘게 보낸 걸로 보고 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의원들이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후원받았다는 정황은 포착되지 않아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KT 측에 후원금을 반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채널A 뉴스 권솔입니다.
영상취재 : 홍승택
영상편집 : 김문영
권솔 기자 kwons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