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시간 만에 산불 진화…재 뒤집어쓴 새끼 부엉이 구조

2022-04-06 26



울진, 삼척 산불의 기억이 선명한데, 식목일인 어제 경북 봉화에서 또 산불이 났습니다.

17시간 만에 불은 껐습니다만, 둥지를 잃은 야생동물들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배유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산불 진화대원이 새 날갯죽지를 붙들고 있습니다.

불안한 듯 큰 눈을 부라리며 부리를 연신 움직입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2급 야생동물인 수리부엉이 새끼입니다.

어미와 헤어진 뒤 불길을 향해 뛰어가다 겨우 구조됐습니다.

[박준호 /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공중진화대]
"어미가 도망가고 그래서 제가 방금 산불진화하다가 새끼가 타죽을거 같아서 일단 보호하려고 살려주기 위해서 잡아왔습니다."

구조된 부엉이는 야생동물보호소로 옮겨졌습니다.

수리부엉이 둥지가 있던 곳은 이렇게 새카맣게 타버렸습니다.

바닥에 있던 둥지는 잿더미로 변해 형태를 찾을 수 없습니다.

지난 달 울진 산불 때도 야생동물들의 수난이 이어졌습니다.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인 산양 서식지 절반 가량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됩니다.

3년 전 조사에선 울진에 산양 126마리가 서식하는 걸로 조사됐는데,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동걸 /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선임연구원]
"산불 발생 이후에 서식지가 소실됨에 따라서 먹이 경쟁등으로 인해서 약한 개체가 도태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산불 피해를 입은 산림에서 야생동물 생태계가 복원되려면 최소 35년이 걸리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김태균


배유미 기자 y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