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으면 돌봐주세요”…아기 몸에 ‘마지막 당부’ 쓴 우크라 엄마

2022-04-06 3



우크라이나 부모들은 이렇게 어린 자녀들 몸에 이름과 함께 가족 연락처를 적어두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죽고 아이 혼자 살아남았을 때를 대비한 거죠.

전쟁과는 전혀 무관한 여성과 어린이를 상대로 한 성폭행과 학살 만행들. 김윤수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기저귀도 떼지 않은 아기 등에 잔뜩 글씨가 적혀있습니다.

암호처럼 적힌 글과 숫자는 아기 이름과 생년월일, 그리고 가족들의 연락처입니다.

'2019년 11월 10일 생, 비라 마코비'

포격 소리가 그치지 않자 공포를 느낀 엄마가 아기를 위해 남긴 인식표입니다.

아기 옷 주머니에도 인식카드를 넣어 둔 엄마는 "내가 죽으면 돌봐달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SNS를 통해 이 사진을 접한 다른 우크라이나 여성은 "나도 5살 아이에게 이름과 비상 연락처가 적힌 옷을 입혔다"는 댓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습니다.

참혹한 전쟁통에서 자신보다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우크라이나 부모들.

[카티야 / 우크라니아 피란민]
"우리 아이들이 겪을 고통을 차마 볼 수 없어서 마을을 떠나 이곳으로 도망쳤어요."

하지만 러시아 군의 총알과 포탄에는 눈이 없습니다.

러시아 군은 어제도 미콜라이우에 있는 어린이 병원까지 미사일로 공격했습니다.

[에카트리나 리브레니우크 / 미콜라이우 시민]
"제게는 3살 된 아이가 있어요. 우리는 어젯밤 내내 두려움에 떨며 잠 한숨 자지 못했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러시아 군 만행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여성들의 끔찍한 피해도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된 여성의 시신에 나치 문양이 새겨진 모습이 공개되고 "10살 소녀가 잔혹하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올렉시 레즈니코브 /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러시아 군은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민간인을 살해하고, 머리에 총을 쏘는 비인도적 행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포로로 붙잡힌 우크라이나 여군 15명이 고문과 학대를 받고 선전 영상 촬영에 동원됐다며 러시아군을 규탄했습니다.

채널A뉴스 김윤수입니다.

영상편집 이태희


김윤수 기자 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