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념일 맞아 행불인 표석 찾는 유족 발길 이어져
실종 아버지 시신 찾는 일도 쉽지 않아
재심으로 무죄 선고받은 희생자 유족도 추모
오늘(3일)은 제74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입니다.
4·3 평화공원에는 생존 피해자 일부와 유족들의 참배와 애도의 발걸음이 종일 이어졌습니다.
고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70여 년이란 세월이 지났어도 4·3 당시 아픔은 여전합니다.
4천 명가량 되는 행방불명인 표석에는 이른 아침부터 실종된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 등을 보러 온 유가족 발길이 이어집니다.
4·3 당시 2살이었던 딸은 어느새 몸이 아픈 노인이 됐습니다.
어릴 적 실종된 아버지가 무척 보고 싶은데 꿈에서도 보지 못한 섭섭함을 털어 놉니다.
[한춘보 / 제주 4·3 희생자 유가족 : 보고 싶으면 어떡할 거예요, 보고 싶어도 꿈에도 한 번 나타나지 않는데요.]
여든이 된 딸은 아버지 이름 석 자가 적힌 표석 앞에 서자 그리움에 참아왔던 눈물이 왈칵 쏟아집니다.
아버지 시신이라도 찾아보려고 노력했는데도 찾을 수 없는 상황이 속상하기만 합니다.
[고광자 / 제주 4·3 희생자 유족 : (아버지) 시신이 없잖아요.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는 거예요. DNA 검사해서 부모님 시신을 찾으려고 했지만 찾을 수가 없는 거예요.]
강철훈 씨는 어머니가 최근 첫 직권재심을 거쳐 무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이제는 가슴에 응어리를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영면하시기 바랍니다."
아들 강 씨도 4·3을 대놓고 말하기가 쉽지 않은 시절 무덤 하나 만들어 드리지 못했던 미안함을 이번 재심으로 풀게 됐습니다.
[강철훈 / 4·3 희생자 유가족 : 직권재심 청구해서 첫 번째로 무죄 사면을 받고 그 감격은 말로 표현하지 못하죠.]
올해는 4·3 특별법 개정에 따라 직권재심으로 첫 무죄 선고가 나오고 희생자와 유족에게 배상이 시작되는 첫해가 됐습니다.
그래도 행방불명된 희생자들의 유해 발굴과 완전한 4·3 해결을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고재형입니다.
YTN 고재형 (jhko@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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