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교 두 명이 대법원에서 엇갈린 판결을 받았습니다.
피해자가 같은 사건들이지만, 재판부는 각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 신빙성에 차이가 있다며 유무죄를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김다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해군 장교 박 모 소령과 김 모 대령은 지난 2010년 성 소수자인 여성 부하 A 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에서 박 소령과 김 대령은 각각 징역 10년과 8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은 '무죄'라는 정반대 결과를 내놨습니다.
두 사건 모두 7년이나 지나 나온 A 씨의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게 큰 이유였습니다.
설령 진술에 따르더라도 A 씨가 항거하기 어려울 정도의 폭행과 협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두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엇갈렸습니다.
함정 안이나 모텔 등에서 A 씨를 두 차례 성폭행하고 열 차례나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박 소령은 무죄를 확정받았습니다.
반면, A 씨로부터 임신중절 수술과 성폭행 피해를 보고받은 뒤 이를 빌미 삼아 성폭행을 저지른 김 대령은 유죄 취지로 다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같은 피해자를 상대로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일이지만 각 재판부는 진술의 신빙성을 다르게 봤습니다.
김 대령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다소 불명확한 부분이 있지만 A 씨 진술이 일관되고 관련자들의 얘기가 구체적이라 진실성이 뒷받침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A 씨가 앞선 성폭행으로 무력한 상태였던 점을 고려하면 강간죄가 성립되기 위한 폭행과 협박이 인정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박 소령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A 씨 진술에 부족함이 있고,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유죄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피해자 측은 선고 직후 임신 중절 수술까지 하게 한 가해자가 어떻게 무죄를 받을 수 있느냐며 시대를 역행한 판결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도지현 /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피해자 입장 대독) : 제가 겪어야만 했던 그 날의 고통을 그 수많은 날들의 기억을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인정하지 않은 법원의 판결을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파기환송과 기각이 공존하는 판결로 오늘의 저는 또 한 번 죽었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단은 3년 4개월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나왔습니다.
대법원이 두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나 당사... (중략)
YTN 김다연 (kimdy0818@ytn.co.kr)
▶ 기사 원문 : https://www.ytn.co.kr/_ln/0103_202203311832328328
▶ 제보 안내 : http://goo.gl/gEvsAL, 모바일앱, social@ytn.co.kr, #2424
▣ YTN 데일리모션 채널 구독 : http://goo.gl/oXJWJs
[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 Korea News Channel YT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