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분야로 번진 충돌…인수위, 법무부 업무보고 거부
[앵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박범계 장관이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에 공개 반대 입장을 밝혔다며, 법무부 업무보고를 거부했습니다.
당선인이 직접 챙긴 사법 공약을 훼손하는 것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초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장보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박범계 장관이 윤 당선인의 사법개혁 공약에 공개적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고 판단한 인수위는 법무부 업무보고를 당일 거부했습니다.
"분노를 금할 수 없다", "40여 일 후에 정권교체로 퇴임할 장관"이라며 강한 불쾌감도 감추지 않았습니다.
"무례하고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서로 냉각기를 갖고 숙려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아침 이른 시간에 법무부에 업무보고 일정의 연기를 통보했습니다."
윤 당선인도 "이 정부에서 검찰개혁을 5년 동안 해놓고 안됐다는 자평이냐"며 공약 이행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습니다.
"저는 (검찰에) 독립적 권한을 주는 게 더 중립에 기여한다고 생각합니다. 장관 수사지휘라는 게 실제 해보면 별 필요가 없어요. 자율적으로 의견 조율 할 수 있는 문제거든요."
윤 당선인이 사법개혁 공약으로 내세운 건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와 검찰의 독자적 예산편성권 부여, 검찰의 직접수사 확대 등입니다.
당선인의 진의를 왜곡했다고 판단한 인수위는 종일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현 정부의 장관이 새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말을 보탰고,
원일희 수석부대변인은 추미애 전 장관을 거론하며 "수사지휘권을 오남용해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하도록 악용했다"고 정면 비판했습니다.
인수위가 초강수를 던진 것은 윤 당선인이 직접 챙긴 사법 개혁 공약을 현 정권이 왜곡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신구 권력 간의 '강대강' 대치가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사법 분야까지 충돌이 번지자 일종의 부처 '군기잡기'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대검찰청 업무보고는 예정대로 진행됐고, 공약 사항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박범계 장관은 퇴근길 '업무보고 문건'과 관련해 "특별한 변동사항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장보경입니다. (jangbo@yna.co.kr)
#윤석열 #박범계 #법무부 #수사지휘권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