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17일째.
거센 저항에, 보급 부족으로 발이 묶였던 러시아 군이 다시 수도 키이우로 진군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국경지대 난민촌에는 귀를 찢는 포성 대신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졌습니다.
김윤종 특파원이 전쟁 속 감동의 순간을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어디선가 들려오는 피아노 선율에 분홍색 인형을 손에 쥔 피란민 소녀가 두리번거립니다.
삶과 죽음, 만남과 헤어짐이 교차하는 폴란드 국경검문소에 울려퍼지는 평화의 노래입니다.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독일에서 달려왔습니다.
[다비드 마르텔로 / 피아니스트]
“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보내길 원합니다.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마음요.”
국경 기차역 플랫폼의 추위를 녹이는 선율은 한국인 플루티스트 송솔나무 씨가 들려줍니다.
피란민 캠프도 찾아 전쟁 공포에 떨었던 어린이들의 마음도 녹여줍니다.
[송솔나무 / 플루티스트]
“음악인으로서, 음악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만 큼 좋은 치료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탠딩]
“전쟁의 고통과 아픔을 겪은 피란민들에게 음악으로 위로를 주고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예술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탈출 군중들이 북적이는 우크라이나 리비우역에도 피아노 연주가 들립니다.
[효과음]
"what a wonderful world"
러시아군의 포격이 임박한 남부 오데사 도심에는 군인들이 악기를 들었습니다.
모래주머니로 장벽을 쌓은 채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고 주민들이 대피한 건물에서도 군인의 건반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우크라이나 폴란드 국경지대에서 채널A뉴스 김윤종입니다.
영상취재 : 이수연(VJ)
영상편집 : 형새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