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표까지…공식 선거전 22일의 기록
[앵커]
뜨거웠던 22일간의 대선 공식선거운동 대장정이 끝나고 여야는 이제 국민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마지막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사력을 다해 총력전을 펼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후보.
세 후보의 숨 가빴던 22일을 동행 취재한 장보경, 정주희, 나경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의 첫발을 뗀 곳은 부산항.
대한민국 수출 현장의 최전선에서 유능한 경제대통령의 면모를 부각시켰습니다.
이어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첫 유세를 한 뒤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로 이어지는 '경부선 상행' 유세전을 펼쳤습니다.
이념을 넘어선 통합과 실용을 강조하는 이 후보는 민주당의 파란색 점퍼가 아닌 양복을 주로 입었습니다.
"좋은 정책이라면 홍준표의 정책이라도 박정희의 정책이라도 다 갖다 쓰겠습니다. 이게 바로 실용정치 아니겠습니까, 여러분!"
'내집마련'의 꿈을 존중해야 한다며 부동산정책은 현 정부와 차별화했고, 방역 정책에는 소신을 드러냈습니다.
서울 곳곳을 누비며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합리적으로 풀고 세제 금융제도를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텃밭' 호남에서는 '정치보복'을 공언한 후보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홈그라운드' 경기도에선 성과로 증명해온 자신을 뽑아 달라고 안방 표심에 호소했습니다.
"대한민국 4분의 1 경기도가 결정하면 대한민국이 결정된다 맞습니까! 경기도지사는 대권가도 무덤이 아니라 꽃길이 될 것입니다!"
인수위 단계의 '100일 회복 프로그램'을 약속하며 소상공인들의 마음을 보듬으면서, 때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진력을 닮았다고 자평하며 민생만을 최대 관심사로 내세웠습니다.
실용주의적 면모는 김동연 전 부총리와 정치교체 선언 합의와 단일화로 빛을 봤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묻지마 정권교체 말고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며 통합정부 구성에 대한 의지를 거듭 피력했습니다.
일찌감치 구성된 '원팀'이 전국에서 힘을 보탠 가운데, 청년과 여성을 향한 구애는 선거운동 후반부에 집중됐습니다.
이 후보는 남녀를 갈라치는 나쁜 정치를 심판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 또다시 수도권을 아우르며 중도 부동층 유권자의 마음을 두드렸습니다.
연합뉴스TV 장보경입니다. (jangbo@yna.co.kr)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위대한 국민과 함께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겠다"며 공식 선거운동에 임하는 각오를 밝힌 윤석열 후보.
곧바로 서울에서 시작해 '영·호남'을 아우르는 강행군을 시작했습니다.
첫날은 광화문 청계광장 출정식부터 대전과 대구, 부산까지 '경부선 하행선'을 따라, 둘째 날은 광주에서 시작해 '호남선'을 따라 전주와 청주, 원주까지.
1박 2일 동안 '국민통합' 메시지를 발신했습니다.
"저는 공직에 있을 때 영·호남, 충청, 강원, 경기 보따리 싸서 인사 발령 나면 전국을 돌아다녔습니다. 제게는 지역주의라는 것 자체가 없습니다."
'야권 단일화'는 가장 큰 숙제였습니다.
20일, 안철수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결렬을 통보하며 격랑에 휩싸였고, 단일화 불씨는 꺼질 듯 하면서도 꺼지지 않아 양측의 지리한 줄다리기가 이어졌습니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건 27일, 윤석열 후보는 유세 일정까지 취소하고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단일화 결렬을 알렸습니다.
그렇게 단일화 문이 닫히는 듯했지만, 마지막 TV 토론을 마친 심야.
강남 모처에서 비밀리에 만난 두 후보는 속전속결로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습니다.
"안철수 후보의 뜻을 받아 반드시 승리하여 함께 성공적인 국민통합 정부를 반드시 만들고, 성공시키겠습니다."
사전투표를 바로 앞에 두고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유세현장 분위기도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기세를 올린 윤 후보는 남은 6일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는 '마라톤 유세'로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고, '승부처'인 수도권에서는 이준석, 안철수 대표와 손을 잡고 중도층 표심을 공략했습니다.
마지막 날, 제주에서 시작해 대도시들을 순회한 윤 후보는 서울에서 "정권교체"를 외치며 대장정의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연합뉴스TV 정주희입니다. (gee@yna.co.kr)
진보 정치의 가치를 지키지 못했다며 선거 운동 한 달 전 숙고의 시간을 가졌던 정의당 심상정 후보.
머리를 짧게 자르고 신발끈을 다시 조였습니다.
돌아온 심 후보, 사회적 약자를 제대로 대변하겠다며 공식 선거 운동 시작부터 정치 체제를 바꾸자고 제안했습니다.
35년간 유지된 양당 정치는 약자를 배제하고, 심각한 양극화만 낳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저 심상정 양당 정치의 거대한 장벽 앞에 홀로 섰지만 대한민국의 역주행을 단호히 막아서겠습니다. 기필코 양당체제를 넘어서서 정치교체 이뤄내겠습니다. 여러분!"
전국 곳곳에서 노동자를 만난 심 후보는 이번 대선을 '노동 없는 대선'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여당 후보는 제대로 된 노동정책 하나 내지 않고 있고, 제1야당 후보는 120시간 노동을 외치며 노동 혐오로 나서고 있다고 양당 모두를 비판했습니다.
"노동자의 삶도 선진국인 나라, 노동이 당당한 나라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선 안철수 대표가 거대 정당에 무릎을 꿇었다면서도 안 대표를 비난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수당이 소신을 지키는 일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그럼에도 자신은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제3의 길을 꿋꿋이 가겠습니다. 여러분!"
심상정 후보는 막판 서울 유세에선 청년과 여성 표심 공략에 집중했습니다.
양당 정치 속 가려진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겠다 강조했습니다.
'소외된 목소리들'을 대통령 선거 전면에 내세웠던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