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동물들도 큰 피해를 당했습니다.
많은 야생동물들과 반려동물들이 안타깝게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 와중에도 기적적으로 살아돌아온 동물들이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타버린 평상 아래 강아지 한 마리가 숨어있습니다.
얼굴은 까맣게 그을렸고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벌벌 떨고 있습니다.
[현장음]
"괜찮아. 가자. 가자."
현행 지침상 반려동물은 대피소에 함께 들어오지 못합니다.
화마가 들이닥치는 급박한 상황에서 동물들까지 챙기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산불 속에서 방치됐다 죽은 동물은 수백 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심인섭 / 동물보호단체 대표]
"강원도 산불 때도 지적이 됐지만, 동물들하고 같이 대피할 수 있는 규정이나 제도가 없습니다."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동물들도 있습니다.
산불을 피해 외양간에 있던 소 20마리를 모두 풀어주고 몸만 겨우 빠져 나온 남계순 씨 부부, 대피소에 있다 집으로 돌아온 뒤 깜짝 놀랐습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소들이 모두 돌아와 있었던 겁니다.
[남계순 / 경북 울진군]
"이리와 하니까 오더라고 소가, 들어가 하니까 자기 집을 찾아 들어가더라고. 생각하면 막 나도 모르게 복받쳐서 울음이 나와요."
[현장음]
"밥 많이 먹어. 옳지 꽥꽥이 여기로 와."
역시 산불피해가 막심했던 강원 동해에서도, 산불 속에서 살아남은 거위와 오리 3마리가 주인을 기다린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신원준 / 강원 동해시]
"저기 오리만 보면 희망이 생겨요. 정신만 차려서 하면 노력하면 된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김민석
영상편집 : 방성재
배영진 기자 ic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