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핀 주민 '필사 탈출'…빵 나눠주던 시장도 결국

2022-03-08 3

이르핀 주민 '필사 탈출'…빵 나눠주던 시장도 결국

[앵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이르핀 주민 2천명이 러시아군의 공격 속에서 필사의 탈출 끝에 대피에 성공했습니다.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민간시설과 피란민들을 향해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시민들에게 빵을 나눠주던 시장도 숨졌습니다.

방주희 PD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터]

주민들이 대피 중인 키이우 외곽 이르핀.

하늘에서 날아온 박격포탄이 거대한 굉음을 내며 터집니다.

순식간에 연기로 뒤덮인 마을. 이번 공격으로만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숨졌습니다.

"의사 불러! 의사!"

아이들의 손을 꼭 움켜쥐고 온 힘을 다해 달린 피란민들, 마을에서 빠져나와 군이 준비한 난민버스를 잡아타고 겨우 숨을 돌립니다.

러시아군은 의도적으로 주택가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군사시설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에요. 학교와 병원 등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 속에 이르핀 주민 2천명이 대피에 성공했습니다.

비공식적인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무사히 몸을 피했는데, 앞으로 2∼3일 안에 1만명이 더 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죽이고, 물건을 약탈하고 있다고 증언합니다.

"러시아군은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모든 집의 문을 다 열고 침입합니다. 차 안에 있는 물건들도 다 끄집어내서 갖고 갑니다. 보석을 훔치는 건 당연하고 모든 걸 약탈합니다. 그냥 단지 재미로 말입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 여러 곳을 포위한 채 폭격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키이우에서 가까워 전략적으로 중요한 호스토멜에서는 양측의 접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현지 시장이 주민들에게 빵과 의약품을 나눠주다 피격돼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의 집중 포격이 이어지고 있는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도 수십만 명이 물과 음식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채 러시아의 공격을 견디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이 마리우폴로 향하는 가스관을 차단해 75만 명이 넘는 주민이 동사 위기에 놓였다는 주장도 나와 민간인들의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TV 방주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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