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동해 산불은 유명 관광지와 주택가에도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연간 수십만 명이 찾는 동해시 등대마을이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불은 모두 꺼졌지만, 곳곳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가파른 언덕 주택가에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불길까지 치솟습니다.
"저 불이 안 보이나, 빨리 들어가!"
묵호항이 품은 푸른 동해를 한눈에 담을 수 있어 관광지로 명성을 얻던 동해시 등대마을.
불길은 순식간에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강풍을 타고 날아온 불씨는 주택으로 옮겨붙었습니다. 손쓸 틈 없이 불이 번졌고 일부 주택은 이렇게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모두 불에 탔습니다.
[등대마을 주민 : 여기서 발화가 된 게 아니고 옆에 산등성이에서 불이 붙어서 넘어온 거예요. 주거하는 분들이 안 계시니까 잔불로 넘어왔을 때 잡았으면 덜했을 텐데.]
형체가 남아 있는 집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그릇이며 옷, 가전제품까지 건질만 한 건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마을 꼭대기에 위치한 펜션도 불길을 막지 못했습니다. 온전한 집기류는 하나도 남지 않았고 모두 불에 타 재가 됐는데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펜션 앞 조경수도 시커멓게 타버렸습니다.
불에 탄 집 앞, 녹아내린 그물이 당시 화마의 기세가 얼마나 강했는지 보여줍니다.
그나마 불이 더 번지지 않고, 인명피해가 없었던 건 적극 진화에 나선 마을 주민과 소방관들 덕분.
일부 주민들이 직접 수도관에 호스를 연결해 물을 뿌리고 물 양동이를 나르며 불이 번지는 것을 막았습니다.
[오은정 / 등대마을 통장 : (호스는 어디에서?) 각자 집에, 각자 집에 있었어요. 또 저희가 비상용이 많이 있어서 연결해서 끄고 있었어요. 여기 지붕마다 다 뿌리고.]
항포구 앞 가파른 언덕에 빼곡히 자리한 형형색색 집들과 담벼락에 채워 넣은 벽화가 바다와 어우러져 관광명소로 자리 잡기 시작한 등대마을.
예고 없이 번진 화마가 수십 채 주택을 집어삼키며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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