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장비와 인력이 총동원됐지만, 아직 큰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불이 바람을 타고 금강송 군락지와 국보급 문화재가 많은 '불영사' 쪽으로 향하면서 또 한 번 비상이 걸렸습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온천으로 유명한 경북 울진군 덕구리입니다.
산책로 인근 화장실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버렸습니다.
산불감시초소는 뜨거운 열기를 이겨내지 못해 종잇장처럼 구겨졌습니다.
희귀하고 다양한 생물들이 발견돼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지만, 전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김병하 / 마을 주민 : 다 탔지요. 네 산 내 산 할 것 없이 전부 잿더미입니다. 산촌 사람들은 산에서 송이버섯을 채취해서 생활해야 하는데 살기가 막막합니다.]
울진을 집어삼킬 듯 확산하던 산불은 바람이 잦아들면서 기세가 한풀 꺾였습니다.
산림 당국은 헬기 50여 대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진화 작전을 펼치며 진화율을 40%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화선이 60km에 달하고, 바람의 방향이 오락가락해 애초 목표로 삼았던 것처럼 큰 불길을 잡지는 못했습니다.
산불 피해 지역은 만2천 ha를 넘었고, 주택과 창고 등 390여 채가 소실됐습니다.
보호구역인 '금강송 군락지'와 국보급 문화재가 많은 '불영사'도 산불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최병암 / 산림청장 : 소광리 숲 쪽으로 화선이 점점 진행하고 있어서 금강송 군락지와 화선의 거리가 약 500m, 0.5km 정도로 굉장히 가까워졌습니다.]
해가 저물어 헬기 동원이 어려워지면서 소방당국은 정예 진화인력을 금강송 군락지 인근에 집중적으로 배치했습니다.
또 불영사의 문화재를 안전한 장소로 옮기고 방어선을 구축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YTN 허성준입니다.
YTN 허성준 (hsjk2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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