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1천 마리 폐사”…제보 영상으로 본 산불 현장

2022-03-05 180



저희 시청자분들은 계속 제보 영상들을 보내주고 계십니다.

얼마나 무시무시한 불이었는지, 또 얼마나 큰 고통이었는지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장하얀 기자입니다.

[리포트]
산불이 맹렬한 기세로 타오릅니다.

눈에 보일 정도로 하얀 연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골짜기를 타고 부는 바람에 불길은 산등성이를 따라 수백 미터 길게 이어집니다.

마치 산을 남북으로 두 동강 낸 듯합니다.

강한 불길이 뭉쳐져 용암처럼 부글거립니다.

화산이 폭발한 듯 보일 정도입니다.

바람이 거세게 불자 커다란 불기둥이 치솟습니다.

[인스타그램 '울진인포' 담당자]
"보면서도 이게 진짜인가 싶을 정도로. 제 시야에 보이는 건 다 타고 있어서 도로에서 아스팔트를 제외한 양쪽 산이며 언덕이며 저 멀리 건너편 산이며 다 타고 있다 보니까."

오전 6시 40분, 일출과 함께 드러난 산불 현장은 처참했습니다.

자욱한 연기 탓에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가드레일 너머는 여전히 시뻘건 불길이 수십 년 자란 나무들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급히 대피하느라 미처 돌보지 못한 동물들은 재로 변했습니다.

[이호엽 / 울진군 주민]
"목 쾌쾌해가지고. 창문을 닫고 가도 재 냄새가 굉장히 고통스러웠죠. 축사 있지 않습니까. 소가 1천 마리 정도 폐사했고. 개들이 많이 죽임을 당했어요. 묶여 있으니까."

아침이 돼도 잡히지 않은 불길은 여기저기서 피해를 키웠습니다.

거센 바람에 높이 치솟은 불기둥에 송전선이 끊어지며 굉음이 들립니다.

[현장음]
펑, 펑

울진에서 삼척으로 넘어가는 고속도로 양옆으론 곳곳마다 불기둥이 만들어졌고 매캐한 연기로 가득 찼습니다.

열기는 차 안까지 전해질 정도였습니다.

[현장음]
"뜨거워. 오빠 열지 마 뜨거워. 어떡하냐. 저거. 어휴 냄새 어떡해. 다 녹았다 이것도. 다 탔어. 이게 뭔 일이래. 이쪽도 다 타버렸네 나무."

꺼져가는 불길은 계속 다시 살아나 바짝 마른 숲을 태웠습니다.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 재만 남았습니다.

채널A 뉴스 장하얀입니다.

영상취재 : 손지현(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 이은원


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