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정든 한국 떠나, 악기·발레슈즈 대신 총 들었다

2022-03-03 11



참전하는 우크라이나 시민 중에, 한국에서 일하다 고향을 위해 돌아간 음악가도 있습니다.

발레리나와 테니스 선수도 총을 들었습니다.

이어서 김윤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휘자가 이끄는 선율에 맞춰 현을 튕기는 연주가.

우크라이나에서 온 콘트라베이시스트, 지우즈킨 드미트로 씨입니다.

한국의 한 오케스트라에 입단해 20년 째 활동 중인 드미트로 씨는 지금 활 대신 총을 잡고 있습니다.

동료 단원 두 명과 함께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악보 위 음표 대신 총성이 빗발치는 전장에 뛰어든 겁니다.

[하성호 /서울팝스오케스트라 단장]
"국민들이 본받아야 할 최고의 귀감 아닙니까.
제발 다치지 말고 돌아오면 (좋겠어요.)
(드미트로에게) 우리 오케스트라가 (제2의) 고향이에요."

조국을 지키기위해 생업을 팽개치고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인들.

공연장에서 리듬을 타던 가수는 이제 군복을 입고 광장이 떠나가라 목청껏 우크라이나를 부르짖습니다.

[안드리 끄힐리브뉴크 / 우크라이나 가수]
"우리의 영광스러운 조국은 다시 일어서리라"

주먹으로 세계를 제패한 복서에게 러시아는 더이상 두려운 상대가 아닙니다.

[올렉산더 우식 / 세계 복싱 헤비급 통합챔피언]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데 마땅히 할 일을 하겠습니다."

무대 위를 비상하던 발레리나도 토슈즈 대신 총을 들었고, 코트를 누비던 테니스 선수는 공 대신 미사일을 쏘고 있습니다.

자원입대로 참전한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무기는 우크라이나인, 그 자신들입니다.

채널A뉴스 김윤수입니다.

영상편집 김문영


김윤수 기자 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