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경남 합천에서 시작된 산불이 오늘 오후가 돼서야 겨우 잡히고 있습니다.
겨울 가뭄이 피해를 키웠습니다.
배유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시뻘건 불길이 산을 뒤덮었습니다.
소방대원들이 땅을 파 방화선을 구축하고 물을 뿌려보지만 불길을 잡기엔 역부족입니다.
어제 낮 경남 합천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경북 고령군까지 확산되면서 지금까지 675ha의 산림이 탔습니다.
축구장 945개 크기와 맞먹는 넓이입니다.
화선이 한때 6km에 달했고, 불길이 민가 근처까지 번져 주민 5백여 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전병열 / 경북 고령군]
"우리 동네까지 감히 오겠나 생각했는데 너무 빠르게 동네까지 왔어요. 동네가 날아가고 집 자체가 없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들어서."
소방헬기 39대가 투입된 대대적인 진화작업 끝에 산림 당국은 오후 늦게서야 큰 불을 잡았습니다.
초속 7미터 이상 강풍에 짙은 안개까지 더해져 어려움이 컸습니다.
[고기현 / 산림청 산림항공본부장]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광범위한 지역에 연기하고 아침에 생성된 연무가 있습니다. 공중에서의 헬기 진화에 또 장애요인들이기 때문에."
민가 주변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극심한 겨울 가뭄도 피해를 키웠습니다.
올해 합천지역에 비가 온 날은 단 이틀.
2월 말엔 강수량 측정조차 안 될 정도였고, 오늘도 0.1mm에 그쳤습니다.
"오늘 아침 잠시 비가 내렸지만 나뭇가지는 바싹 말라있고 낙엽은 쉽게 바스러집니다."
오는 금요일쯤 수도권엔 비소식이 있지만 영남 지방엔 건조한 날씨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채널a뉴스 배유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구혜정
배유미 기자 y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