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7 재보궐 선거에서는 정당 현수막에 '내로남불', '봄'과 같은 단어를 제한해 논란이 일었죠.
그러자 선관위가 올해 대선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바꿨습니다.
'전과 4범', '주술'과 같은 단어도 대폭 허용하기로 한 건데, 가뜩이나 정책이나 공약 경쟁이 실종됐다는 비판을 받는 이번 대선이 더욱 혼탁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오선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선거철이 되면 투표 독려부터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까지, 갖가지 현수막이 전국에 내걸립니다.
하지만 아무 말이나 다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특정 정당, 후보자의 이름을 쓰거나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은 담지 못하게 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매우 엄격하게 해석한 게 바로 지난해 치러진 4.7 재보궐선거입니다.
당시 선관위는 '내로남불' '위선' 등의 단어가 여당을 연상시킨다며 현수막에 넣지 못하게 했습니다.
일(1)찍 투표하세요, 국민이 이(2)깁니다 와 같이 숫자가 들어간 것도 탈락했습니다.
[주호영 /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해 4월) : 선관위가 상식 이하의 편향성과 편파성을 드러내면서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조차 마구잡이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동영 / 당시 정의당 수석대변인 (지난해 4월) : 천백 년 전 관심법을 썼던 궁예도 뒷목을 잡고 쓰러질 정도로 어이없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입니다.]
당시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선관위가 내부 방침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실명이나 사진이 첨부되지 않는 한 대부분 허용하기로 한 겁니다.
실제로 '살아 있는 소의 가죽을 벗기는 세력에 나라를 맡기시겠습니까', '법카로 산 초밥 10인분, 소고기는 누가 먹었나'와 같이 각각 특정 후보가 연상되는 내용이 유권해석을 통과했습니다.
또 '신천지, 주술, 전과 4범, 쌍욕' 등도 사용이 가능해졌습니다.
1년 사이 180도 바뀐 방침에 이번엔 또 다른 시각에서 비판이 제기됩니다.
네거티브 공방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대선판을 더욱 혼탁하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최창렬 / 용인대 교수(지난 23일, YTN 뉴스큐) : 특정후보를 거론하는 게 아니면 저렇게 허용하는 게 맞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가 워낙 네거티브 선거잖아요. 지금 소가죽이니 초... (중략)
YTN 오선열 (whitepaper@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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