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 치료 중이던 70대가 주거지를 이탈해 몰래 찜질방을 갔다가 숨졌습니다.
방역 당국은 출동한 119구급대의 연락을 받고 나서야 격리 이탈 소식을 알게 됐습니다.
윤해리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화수동의 한 찜질방에 구급 장비를 든 대원들이 들어갑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급 대원들이 한 남성을 들것에 실어 나갑니다.
[찜질방 직원 : 기저 질환 같은 건 전혀 확인할 수 없었어요. 의식이 흐릿한 상황이어서….]
75살 남성 A 씨가 찜질방 내부 습식 사우나에서 갑자기 쓰러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된 건 지난 15일 낮 2시 50분쯤입니다.
A 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튿날 결국 숨졌습니다.
당시 구급대원들은 A 씨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려고 보호자에게 연락했다가 A 씨가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소방 관계자 : 환자에 대해 파악해야 해서 보호자와 연락을 취한 것 같아요. 보호자와 연락해서 확진자인 걸 알게 된 거예요.]
지난 11일 확진된 A 씨는 재택치료자로 분류돼 17일까지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 임의로 주거지에서 이탈해 찜질방을 갔던 겁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119의 연락을 받고 나서야 A 씨가 무단이탈한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지난 9일부터는 자가 격리된 확진자나 밀접접촉자 위치를 앱으로 실시간 확인하는 감시 방식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인천시 관계자 : 연락이 안 될 때는 연락이 될 때까지 계속하고, 동반자가 전화를 안 받은 거 같아요. (확진자 외출을 막을 방법이) 지금은 없어요.]
확진자가 격리 기간에 무단으로 외출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천만 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앱 사용이 폐지되면서 무단이탈하더라도 확인할 길이 없어 사실상 감시는 불가능합니다.
[코로나19 재택치료자 : 가족들이 다 확진됐잖아요? 약을 안 가져다줘서 약 받으러 돌아다녔습니다. 보건소 직원들이 알고 있어도 아무 말도 않더라고요. 자기들도 어쩔 수 없다는 거죠.]
모든 환자의 재택치료가 원칙이 되면서 재택 치료자는 35만 명을 넘긴 상황.
개인의 자율과 양심에 맡겨진 현행 자가격리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방역지침 위반에 대한 엄벌 등 관리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윤해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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