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로 노동자 3명이 목숨을 잃은 건 지난달 29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열흘 뒤에는 경기도 판교 건설 현장에서 승강기 설치 작업자 2명이 추락해 숨졌고,
전남 여수산단에 있는 여천NCC 화학 공장에서도 폭발 사고로 무려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첫발을 내디딘 이후 한 달도 채 안 된 사이에 노동자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즉각 칼을 빼 들었습니다.
전문 인력을 각 지방청에 지원하고 압수수색을 위해 모두 백여 명의 근로감독관을 투입하기도 했습니다.
수사는 경영 책임자가 안전 관리에 소홀했는지를 밝혀내는 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안경덕 / 고용노동부 장관(지난달 24일) :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과 이행에 대한 경영책임자의 노력이 인정되어야 하는 만큼 유해 위험요인을 방치 해 발생하는 중대재해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사고 발생 이후 일제히 고개를 숙였던 기업들은 첫 처벌 사례가 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내놓으라 하는 5대 대형 로펌을 방패로 삼았습니다.
양주 채석장 붕괴사고의 원청인 삼표산업은 김앤장과 광장을,
판교 추락사고 시공사인 요진건설산업은 화우와, 승강기 설치를 담당한 현대엘리베이터는 태평양과 손을 잡았습니다.
가스폭발 사고가 난 여천NCC도 법무법인 율촌을 선임하고, 추가 선임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형 로펌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전부터 노동부와 경찰 출신 전관들을 영입해 자체 대응팀을 꾸린 상태입니다.
법 시행 취지보다는 경영자 보호에만 맞춰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이상윤 / 노동건강연대 대표 : (노동자 안전을 위해) 경영책임자가 무엇을 할 것인가, 사회적 논의나 대비가 중요한데 실제적인 현장의 변화보다는 (경영책임자) 처벌을 피하기 위한 꼼수 개발이 더 적극적으로 되는 것 같아서….]
여러 논란 끝에 문재인 정부 말기에 어렵게 마련된 중대재해처벌법,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정부 부처가 얼마나 의욕을 낼지도 지켜볼 일입니다.
YTN 박기완입니다.
YTN 박기완 (parkkw06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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