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13살 학생이 뺑소니를 당한 뒤 다른 차량에 연이어 치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학생을 치고 현장을 떠나버린 1차 가해자는 집에서 붙잡혔습니다.
홍진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제 저녁 7시쯤, 제한 속도 50km 구간의 왕복 4차선 도로.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한 여학생이 연신 주위를 살핍니다.
차들은 멈추거나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지나갑니다.
여학생은 잠시 차들이 뜸한 틈을 타 길을 건넙니다.
횡단보도 중간쯤에서 차량 2대에 연이어 들이 받칩니다.
처음 사고를 낸 운전자는 차를 세우고 주변을 둘러보는가 싶더니 금새 자리를 뜹니다.
다음달 중학교 입학을 앞둔 13살 여학생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목격자]
"1차 사고 나서 2차, 또 차량 바퀴 사이에 아이가 끼어버려서."
경찰은 1차 사고를 낸 뒤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67세 남성을 자택에서 붙잡았고, 뒤이어 사고를 낸 61살 남성 운전자를 현장에서 검거했습니다.
이들 모두 음주나 과속은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1차 사고 운전자는 경찰에 자신이 사고를 낸 줄 몰랐다고 진술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
"충격 소리에 일단 멈춰 섰고 보니까 다른 저 차(2차 사고차량)가 사고 났나보다 (싶어서) 그러고 집에 가죠."
현행법상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라도 운전자는 속도를 줄여야 하고, 보행자가 있으면 일시 정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대부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
"(차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아요. 사고가 진짜 많이 났어요. 예전부터 신호등을 해줬으면 하는 구간이었어요."
경찰은 도주치사 등의 혐의로 운전자 2명을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한익
영상편집 : 형새봄
홍진우 기자 jinu0322@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