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첫 메달을 기대했던 쇼트트랙 혼성 계주에서, 우리나라가 첫판에 탈락했습니다.
결승 진출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최정예 조합을 아낀 '판단 실수'가 아쉬웠다는 지적입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결승선을 세 바퀴 남기고 혼자 넘어진 3번 주자 박장혁,
우리나라는 쇼트트랙 첫 메달이 걸린 혼성계주에서 허무하게 짐을 쌌습니다.
중국산 빙질에 적응 못 한 아쉬움도 있지만, 쇼트트랙 전문가들은 첫 경기부터 최정예로 100% 전력을 다했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마른 체형인 이유빈이, 180cm 넘는 박장혁을 미는 2∼3번 주자 터치 구간에서, 속도와 힘을 오롯이 전달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3번 주자에 체구가 작고 계주 경험이 많은 곽윤기를 태우거나, 2번 주자를 장신인 김아랑으로 했다면, 훨씬 경쟁력이 있었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실제 우리 대표팀은, 결승에 오르면 2번 주자로 김아랑을 내세울 계획이었는데, 첫판에 떨어지면서 나설 기회가 사라졌습니다.
계주 엔트리 여섯 명을 모두 출전시키려던 게 패착이었던 셈입니다.
개최국 중국도 에이스 판커신을 뺀 준결승에선 3위로 처졌는데, 석연찮은 판정으로 구제됐습니다.
엉덩이를 미는 터치가 아예 없었는데, 중간에 낀 러시아에 진로 방해 실격을 주고, 2위로 들어온 미국도 일찍 레이스 라인에 진입했다며 떨어뜨렸습니다.
노골적인 홈 이점 속에 결승에 오른 중국은, 0.016초 간발의 차로 이탈리아를 꺾고 혼성계주 '초대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평창 때 우리를 이끌었던 김선태 감독과, 올림픽 금메달만 여섯 개를 딴 안현수 코치는 오성홍기를 달고 환호했습니다.
[우다징 /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혼성계주 금메달) : 준결승 뒤 기다리면서 판정 결과를 지켜봤습니다. 흥분되긴 했지만, 결코,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앞서 간판 최민정은 500m 준준결승에 올랐고, 황대헌과 이준서, 박장혁은 1천m 예선을 모두 1위로 통과해, 분위기 반전을 노립니다.
첫 경기가 다소 허무하게 끝났지만, 한 박자 쉬며 잠시 숨을 고른 선수들은 중국의 교묘한 홈 텃세를 뚫고, 개인전 메달 사냥에 도전합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YTN 조은지입니다.
YTN 조은지 (zone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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