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대출 금리 상승 속도가 심상치 않습니다.
집값과 주가 상승을 노리고 큰 빚을 내 투자에 뛰어든 사람들은 이자 부담까지 안게 돼 고통이 배가 되는 모습입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직장인 A 씨는 최근 주식 창만 보면 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여기저기서 대출 1억 원을 끌어모아 주식 투자를 하는데 최근 주가 폭락으로 원금이 4분의 1토막이 난 겁니다.
게다가 금리까지 계속 올라 대출 이자로 나가는 돈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A 씨 / 직장인 : 이자만 한 70만 원 정도 나가는 것 같아요. 추가적인 여유 자금이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대출 이자까지 감당하려면 심적인 부담은 금액으로는 환산 안 되죠.]
자산 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상황에서 낮은 금리를 노려 큰 빚을 내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의 시름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 7천억 원.
주택담보대출이 778조 8천억 원,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이 28조 7천억 원에 이릅니다.
문제는 나날이 높아지는 금리입니다.
한국은행이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대출금리도 덩달아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전달보다 0.12%p 오른 3.63%로, 2014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신용대출 평균 금리도 5%대로, 최근 7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투자자들은 점점 한계에 내몰리는 모습입니다.
빚을 내 주식을 사고도 갚지 못해 강제 처분되는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달 하루 평균 200억 원 규모로 집계됐습니다.
전달보다 37.8%나 늘었습니다.
부동산 법원경매 접수 건수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한 지난해 10월부터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대규모 투자 손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지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서 대출을 받는 것 자체에 대해 굉장히 신중한 자세로 보수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마다 늘어나는 전체 이자 규모는 3조 2천억 원.
올해 몇 차례 더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영끌'·'빚투' 투자자들의 고통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강희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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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강희경 (kangh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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