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만’ 하며 출근했는데”…끝내 돌아오지 못한 아들

2022-01-31 1,417



따뜻해야할 명절을 며칠 앞두고, 채석장 붕괴사고로 안타깝게 숨진 20대 작업자의 어머니를 저희 취재진이 만났습니다.

아들은 평소에도 작업장이 위험하다고 말했고, 사고날이 하필 마지막 출근이었습니다.

성혜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장례식장에 찾아오는 조문객을 바라보는 젊은 청년.

두달 전부터 경기도 양주 삼표산업 채석장에서 천공 작업을 했던 스물 여덟살 고 정제민 씨입니다.

설날을 앞두고 갑작스레 둘째 아들을 떠나보낸 어머니.

아들이 평소 끼고 다녔던 반지만 흙과 바위 속에서 돌아왔습니다.

사흘 전 새벽 5시 "오늘만 출근하면 된다"며 채석장으로 향했던 모습이 마지막 기억이 됐습니다.

[황혜숙 / 어머니]
"평상시하고 똑같이 갔다니까요. 엄마 나 이따 끝나고 올게 이러더라고요. 방긋방긋 웃으면서."

삼표산업에서 일자리를 얻어 기뻐하던 아들.

막상 근무를 시작한 뒤, 유독 위험하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기억합니다.

[황혜숙 / 어머니]
"가끔씩 '엄마, 여기 위험해'해서 '왜?' 그랬더니 '제대로 안 해'"

건설공사에 쓰이는 골재를 채취하기 위해 땅에 구멍을 뚫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채석장 업무가 끝나면 지인과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마음에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황혜숙 / 어머니]
"이제 놀러 간다고 그랬으니까요. 월급 타고 뭐 하고 '엄마 나 부산 갔다올게 우리 예약했어'."

오늘 삼표산업 임원진이 빈소를 찾아오자 가족의 울분은 더 커졌습니다.

[현장음]
"안 오셨으면 좋았을텐데. 지금 와서 최선을 다 하면 뭐가 (달라집니까)."

오늘 고용노동부는 채석장 현장사무실을 포함해 3곳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천공기 기사 52살 정모 씨에 대한 수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성혜란입니다.

영상취재 : 박희현 김영수
영상편집 : 김문영


성혜란 기자 sai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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