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준비가 아쉬운 대목은 또 있습니다.
설 연휴가 끝나는 다음달 3일부터는 증상이 없거나 고위험군이 아니면, 바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없죠.
자가검사부터 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약국에 키트가 동이 나서 살 수가 없습니다.
긴 줄을 늘어섰던 마스크 대란의 악몽이 떠오릅니다.
김예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약국.
자가검사키트가 모두 팔려 빈 상자만 남았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약사]
"어제 다 나갔어요. 어제는 60개 이상 팔았어요."
추가로 들여놓는 건 하늘의 별따기.
1인당 구매한도가 있지 않다 보니 한 번에 수 십 개를 요구하는 고객도 있습니다.
[우동선 / 서울시 약사]
"몇 개 들어왔는데 저걸 몇 사람 주겠어요. 어제도 한 40개 달라는 거를 못줬어요. 없어서."
취재진이 서울지역 약국 10곳을 돌아본 결과 자가검사키트가 있는 곳은 세 곳뿐이었습니다.
확진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김희영 / 춘천시 약사]
"다른 지역에 비해서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미리 구비를 해놓지 않았는데, 지금 구하려고 해도 검사 키트들이 다 품절 상황이라서."
[엄정신 / 전주시 약사]
"(도매상도) 품절됐다가 오늘 조금 입고된다고 연락이 와서 주문했는데 공급이 안 된다고 다시 연락이 왔거든요."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사재기가 늘고 있는 겁니다.
온라인에선 자가검사키트를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문의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자칫 코로나 초기 마스크 대란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손민아 / 경기 부천시]
"집에 아이가 있거든요. 그래서 설 명절 앞두고 조금 더 불안한 감이 있는데 자가검사 키트도 부족한 현상이 있어서 아무래도 걱정되고."
수요가 폭증하자 제조업체는 설 연휴도 반납하고 공장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자가검사키트 제조업체 관계자]
"현장에서는 인원도 보강하면서 생산량도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재고가 넉넉해 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오미크론 확산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으로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김예지입니다.
영상취재 : 이호영 김민석 정승환
영상편집 :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