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건도 어떤 의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해석되는 게 바로 역사입니다.
6.25가 딱 그렇습니다.
중국이 항미원조 북한을 도와 미국을 무찌른다는 내용의 영화를 줄줄이 개봉합니다.
하필 전쟁영화를 찍으며 배타적 민족주의를 강화하는 중국 의도, 우리로선 위협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베이징 사공성근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1950년 함경남도 장진군에서 벌어진 미 해병대와 중국군의 장진호 전투.
영화 '장진호'는 철저히 중국 시각에서 중국군이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애국주의 영화입니다.
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돕는다는 중국 공산당의 '항미원조' 정신이 투영돼 있습니다.
장진호는 1조 원 넘는 수익을 거두며 중국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
자국내 티켓 파워만으로도 지난해 전세계 박스오피스 정상에 수개월간 머물 정도였습니다.
[영화 '장진호' 관객]
"역사에 기반한 영화들을 더 많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80년 이후 세대들이 중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6.25 전쟁을 소재로한 영화는 중국의 설날, 춘절에도 연이어 개봉합니다.
장진호 개봉 다섯 달 만인 다음달 1일 속편 '장진호의 수문교'가 그 첫번 째입니다.
'패왕별희'로 유명한 천카이거 감독과 홍콩의 서극 감독이 철수하는 미군과 중국군의 전투를 소재로 연출했습니다.
"우리 조국이 있는 방향이다! 신중국 만세! 신중국 만세!"
'붉은 수수밭'을 연출했던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저격수도 같은날 개봉합니다.
6.25 전쟁 당시 미군 엘리트 저격 소대를 압도하는 중국군 저격수들의 이야기입니다.
장진호의 흥행에 중국 국가영화국은 극장마다 중국·공산당 선전 영화를 1편 이상 상영하도록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거장들까지 동원했지만, 반미와 애국주의 영화에 대한 고집이 중국 영화의 다양성과 작품성을 감쇄시킨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사공성근입니다.
영상편집 : 김태균
사공성근 기자 4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