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이한열 열사 이어 '민주화 헌신'…배은심 여사 별세
[앵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가 오늘 82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습니다.
고인은 아들이 사망한 후 평생을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는데요.
광주 취재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김경인 기자.
[기자]
네,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가 오늘 새벽 5시 28분쯤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향년 82세입니다.
고인은 지난 3일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시술을 받고, 그제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오늘 새벽 자택에서 다시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소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인의 아들 고 이한열 열사는 1987년 6월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졌습니다.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던 배 여사는 아들의 죽음을 계기로 평생 민주화운동에 헌신했습니다.
부당한 국가 폭력에 항거하는 민주화 시위·집회 현장에는 항상 고인이 있었습니다.
1998년부터는 유가협으로 불리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에 회장을 맡아 협회를 이끌었습니다.
특히 422일간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여 '민주화운동 보상법'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끌어냈습니다.
유가협이 투쟁을 시작한 지 12년 만이었습니다.
당시 고 전태일 열사의 모친과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 등이 함께 참여했었습니다.
최근에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민주유공자법' 제정에 목소리를 냈습니다.
고인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6월 항쟁 33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습니다.
당시 "다시는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고통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밝혔습니다.
장례에 관한 논의는 현재 진행 중입니다.
현재까지는 광주에 빈소를 차리고, 서울에 분향소를 마련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광주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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