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단속에 걸리자 음주 측정을 거부합니다.
술 마신 게 너무 뻔히 보여서 신고가 들어온 건데 출동한 경찰을 들이받고 음주측정을 요구하자 오히려 양주를 벌컥벌컥 들이켰습니다.
잡고 봤더니 이 남성 경찰이었고, 심지어 현직 간부였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저희가 입수한 CCTV 보시겠습니다.
홍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술집이 늘어선 서울 강남 거리.
정장을 입은 중년 남성이 경찰관에게 붙들려 골목에서 나옵니다.
순찰차 뒷자리에 태우려 하지만 남성은 거부하며 버팁니다.
경찰이 밀어보지만 상체를 흔들면서 이마를 앞에 있던 경찰관 얼굴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다른 경찰관이 휴대전화로 저항하는 모습을 촬영해도 아랑곳 않습니다.
[목격자]
"그 사람은 (순찰차에) 안 타려고 하고 경찰들은 태우려고 하고, 거기서 실랑이 벌이다가 안 되니까 한 사람이 문 열고, 한 사람이 억지로 태워가지고"
정장을 입은 중년 남성은 경찰청 수사국 소속 김모 경감.
김 경감은 상점 주변에 주차를 하고 차량 밖으로 나왔다가, 시민의 음주운전 의심신고를 받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지하 1층 바에서 발견된 김 경감은 음주운전을 안했다고 부인했습니다.
음주측정을 거듭 요구받자 경찰 앞에서 양주 여러 잔을 연거푸 마시기도 했습니다.
순찰차를 타고 파출소로 가는 과정에서도 경찰관 이마를 머리로 수차례 들이받는 등 난동을 피우다 공무집행방해죄도 추가됐습니다.
경찰은 김 경감이 인근에서 1차로 술을 마신 뒤, 2차 술자리로 이동하면서 운전대를 잡은 걸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만취 상태로 보이는데도 음주측정을 끝까지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청은 김 경감에 대해 직위해제를 명령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지은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상
영상편집 : 이승근
홍지은 기자 redi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