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철책을 가뿐히 뛰어넘고 월북한 김 씨의 당일 모습입니다.
이렇게 감시장비에 다섯 차례나 찍혔지만, 감시병은 놓쳤고, 나중에도 엉뚱한 영상만 돌려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2사단 뚫린 게 한 두 번이 아니죠.
여당 의원조차 “22사단 가면 이산가족도 상봉할 수 있겠다”며 혀를 찼습니다.
한수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일 오후 12시51분 경 강원도 고성의 민간인출입통제선 CCTV에 최초로 포착된 월북자 김 모 씨의 모습입니다.
약 6시간 뒤 일반전초, GOP에 설치된 3대의 감시카메라에는 총 5번이나 포착됐지만 우리 군은 모두 놓쳤습니다.
민통선 경고방송에 김 씨는 경로를 우회해 GOP로 향했고, 이후 GOP에서도 경보음이 울려 초동조치조가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들은 침입 흔적이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3시간 뒤 비무장지대 열상감시장비(TOD)에 포착되고 나서야 군은 특이 상황이라고 인지했지만, 이마저도 월북이 아닌 귀순이라고 잘못 판단했습니다.
오판의 제동이 걸리지 않은 것은 GOP CCTV 기록 장치조차 오류가 났기 때문입니다.
장치 내 시계가 실제보다 4분 빠르게 설정 돼 군은 경보음이 울린 시간보다 4분 전의 엉뚱한 영상만 확인하고 이상이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출석한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는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안규백 / 더불어민주당 의원]
"과장해보면 22사단에 가면 이산가족도 상봉할 수 있다는 지경으로까지 온 거 같습니다."
침묵하던 문 대통령도 사건 발생 나흘 만에 경계 실패를 지적했습니다.
[박경미 / 청와대 대변인]
"(문 대통령은)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점에 대해 군은 특별한 경각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채널A 뉴스 한수아입니다.
영상취재: 김영수
영상편집: 이재근
한수아 기자 sooah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