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 귀순’ 1년 뒤 철책 월북…군 또 당했다

2022-01-03 5



새해 첫날인 그제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넘어간 월북자의 신원이 밝혀졌습니다.

1년 전 바로 그 부대의 철책을 넘었던, '점프 귀순'의 당사자입니다.

한 사람에게 우리 군의 경계가 2번이나 무너진 것입니다.

남한에서는 어떻게 살다가 월북한 것인지 한수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20년 11월 3일 강원도 고성 철책을 뛰어 넘어 귀순한 30살 김모 씨,

그제 같은 부대 철책을 넘어간 바로 그 월북자로 확인됐습니다.

14개월 만에 귀순자에서 월북자가 된 겁니다.

당시 약 3m 높이 철책을 뛰어 넘은 뒤 14시간 만에 발견된 김 씨는 정보 당국 조사에서 기계 체조 경력이 있다고 진술하며 두 차례 시연도 펼쳐 '점프 귀순'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철책 상단에 달린 감지 센서의 나사가 풀려있어 경보음도 울리지 않았던 상황이었는데, 이번에는 경보음은 울렸지만 철책 훼손 흔적이 없다는 이유로 '이상 없음'으로 또 허점을 노출했습니다.

쌓인 눈에 찍혀 있었을 발자국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형식적 수색에 그친 겁니다.

밤 9시 20분쯤 9.19 군사합의에 따라 철수한 보존 GP에서 열상감시장비로 김 씨를 처음 발견하고 뒤를 쫓았지만, 밤 10시 40분쯤 300미터를 더 전진한 김 씨가 군사분계선을 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북측 철책까지 넘은 뒤 500미터 전방의 초소에서 북한군 3명과 접촉하는 장면이 우리 군이 마지막으로 포착한 김 씨 모습입니다.

귀순 후 서울 노원구에서 청소용역원으로 일하던 김 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달 30일부터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월북과 관련 "문 대통령의 질책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한 사람에게 두 번이나 군사분계선이 뚫리는 첫 사례라는 불명예를 군이 떠안게 됐습니다.

채널A 뉴스 한수아입니다.

영상편집: 조성빈


한수아 기자 sooah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