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울리고 센서 달아도…최전방 ‘3중 보안’ 구멍

2022-01-02 12



이렇게 걸어서 월북을 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철책엔 실시간 경보가 울리는 감지센서가 달려 있고 감시 카메라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걸 모두 뚫고 가는 황당한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겁니다.

이번엔 월북이지만, 거꾸로 남침이 될 수도 있는 일입니다.

권갑구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해 첫날부터 우리 군의 최전방 3중 보안시스템이 빈틈을 드러냈습니다.

월북자 1명이 일반 전초, GOP 철책을 처음 넘은 이후 GP 인근의 최전방 철책을 뚫고

뒤이어 쫓아온 군인들까지 따돌린 뒤 군사분계선을 넘는데 단 4시간이 걸렸을 뿐입니다.

더구나 1차 GOP 철책에는 CCTV와 함께 경보장치가 달렸습니다.

2차 철책에는 매달린 무게를 감지해 자동 경보하고 감지된 지역에 열상감시장비 등을 집중하는 최신식 경계시스템도 작동 중이었습니다.

직선거리로는 GOP 철책에서 군사분계선까지 700미터에 불과하지만,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추운 겨울밤, 최고 50cm 눈이 쌓인
험준한 산악지대를 단숨에 넘어간 셈입니다.

군은 경계 실패의 탓을, CCTV를 지켜보지 않은 감시병에게 돌렸습니다.

2012년 '노크 귀순',
2020년 철책 귀순,
지난해 '오리발 귀순'까지

이번과 똑같은 22사단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두고

경계 시스템 과학화를 외치며 예산 지원을 요구했던 지난 모습과는 정반대 모양새입니다.

[서욱 / 국방부 장관(지난해 2월)]
"미래의 과학화 체계를 조금 더 연구를 해 나가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군의 안일한 경계 시스템 운영 탓을 합니다.

[류성엽 / 21세기군사연구소 연구위원]
구조적인 문제를 사람 징계하는 걸로 해결하는 거는 답이 아닐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신종우 /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관]
과연 예하 부대가 할 수 있는 그런 만큼의 능력과 장비와 계획을 줬느냐에 따라서는 의문이 드는 거죠.

장비 탓, 병력 탓 이전에 이중, 삼중의 경계 시스템이 빈틈없이 작동하는지부터 따져 보라는 지적입니다.

채널A 뉴스 권갑구입니다.

영상편집 : 오성규


권갑구 기자 n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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