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이 마지막으로 상봉한 뒤 벌써 3년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산가족들은 그리운 고향 땅을 밟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있는데요.
새해에는 보고 싶은 얼굴을 마주하고 싶다는 이산가족을 김철희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89살 윤인순 씨의 고향은 송악산이 보이는 개성입니다.
1.4 후퇴 때 급작스럽게 피란길에 올라 남으로 향하는 기차에 탈 때만 해도 70년 동안 돌아가지 못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윤인순 / 이산가족 : 지붕 없는 기차 화물칸에 앉을 자리도 없어서 피란민들이 얼마나 많은지. (피란 가는 데) 한 달 걸렸어. 한 달 걸려서 그냥 갖은 고생 다 했지.]
그리운 고향에는 아직 윤 씨의 세 동생이 남아 있습니다.
최근 함께 남으로 왔던 오빠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피붙이 없이 남측에 혼자 남은 윤 씨는 북에 있는 가족이 더욱 보고 싶습니다.
[윤인순 / 이산가족 : 우리 오빠가 충청도에 나와 있었는데 그저께 장사 치렀어요. 고향 땅 한 번 가보는 것이 우리는 소원인데…. (고향 쪽을) 바라만 보죠.]
만남이 여의치 않자 윤 씨는 글로라도 마음을 전하려 긴 편지도 써놨지만, 역시 고향 땅에는 닿지 못했습니다.
고향에 편지라도 보내고 싶은 건 다른 이산가족들도 마찬가지.
지금까지 2만 4천여 편의 영상 편지가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의 도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살아만 있었으면, 잠깐이라도 봤으면 하는 이산가족들의 애끊는 심정이 영상마다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한기영 / 이산가족 : 우리 살아생전에 만날 수 있을까? 하여튼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해야 해.]
남북은 지난 9·19 평양정상회담 때 영상 편지를 교환하기로 합의했지만,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통일부는 영상 편지 교환뿐 아니라 화상 상봉 등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이산가족이 안전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고안하고 있지만 북의 호응이 없어 무엇 하나 쉽지 않습니다.
[조중훈 / 통일부 인도협력국장 : (이산가족 문제는) 가장 핵심적인 인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면이든 영상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이산가족들의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요….]
남북 이산가족이 서로 얼굴을 맞댄 건 지난 2018년이 마지막입니다.
속절없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매달 3백 명 넘는 이산가족이 세상을 ... (중략)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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