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생 달랜 외상 홍합탕…50년 만에 보은

2021-12-28 5



서울 신촌의 지구대에  미국에서 보낸 수표가 도착했습니다.

50년 전 가난한 학생이었던 시절, 리어카 상인에게 얻어먹었던 홍합탕 한 그릇에 보답하고 싶다는 의미라는데요.

어떤 사연이 있는지 김은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백발의 70대 남성이 서울 신촌지구대를 찾아온 건 지난달 15일.

남성은 경찰관에게 노란 봉투 하나를 건넸습니다

[황영식 / 서울 서대문경찰서 신촌지구대장]
"내용은 전혀 모르시고, 미국에 있는 친구분이 파출소장한테 전달을 좀 해달라고 해서 방문해서."

봉투에는 편지 한 통과 우리돈 230만 원에 이르는 2천 달러 수표가 들어있었습니다.

편지에는 "어려운 이들에게 식사를 대접해달라"는 말과 함께 50년 전 신촌에 사는 고학생이던 기부자의 사연이 담겨 있었습니다.

어느 겨울밤, 배가 고팠던 기부자가 홍합탕을 파는 리어카에 "홍합탕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냐" "돈은 내일 드리겠다"고 했는데 한 상인이 선뜻 따뜻한 홍합탕 한 그릇을 내줬다는 겁니다. 

기부자는 끝내 돈을 갚지 못한 채 이민길에 올랐고, 이제라도 보답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온 겁니다.

[황영식 / 서울 서대문경찰서 신촌지구대장]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연말에 이런 따뜻한 감동의 편지가 왔고. 가슴이 좀 뭉클했거든요."

기부금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해질 예정입니다

[황의자 / 서울 신촌동 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어르신들과 또 홀로 계시는 힘드신 분들에게 따뜻한 식사 한 끼와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은지입니다.

영상취재: 채희재 임채언
영상편집: 최창규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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