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만에 모녀 상봉…단서는 어린시절 사진 한장
[앵커]
어떻게 지내는지, 살아는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던 딸이 26년 만에 엄마를 만나게 됐습니다.
경찰이 끈질긴 추적 끝에 찾아낸 어린 시절 사진이 단서가 돼 가족이 상봉할 수 있게 된 건데요.
정인용 기자입니다.
[기자]
휠체어를 탄 딸이 입가에 미소를 띠며 유리로 된 문에 연신 손을 올려 봅니다.
함께 손을 맞대보는 엄마는 눈가에 자꾸만 눈물이 고입니다.
"내가 누구야? 애리야 내가 누구야?"
1995년 지적장애를 가진 딸이 실종된 지 26년 만에 모녀가 상봉했습니다.
코로나19로 비접촉 면회만 가능했지만, 생사를 확인한 것만도 벅찬 마음입니다.
"이제서야 찾았구나. 항상 가슴속에는 걔 생각이 있었죠. 몸도 성치 않고 말도 못 하고 그래서 못 찾은 거예요."
남동생도 믿기지 않는 건 마찬가집니다.
"천만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되게 복잡한 것 같아요. (어릴 때) 가족들한테 통보를 받았죠. 누나가 없어졌다는 얘기를…"
이들의 상봉 배경에는 경찰의 집념이 있었습니다.
실제 나이보다 위아래로 5년씩 범위를 넓혀 동명이인들을 찾은 뒤 장애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관련 시설들을 추적했습니다.
충남 공주 소재 특수학교를 다녔다는 단서로는 어린 시절 사진 한 장을 입수했고 시설 입소 사진과 대조해 대상자를 끝내 찾아냈습니다.
유전자 확인 결과도 친자관계로 나타났습니다.
"장기 실종이라는 게 짧게는 1년, 길게는 40년, 50년 된 사건도 가지고 있습니다. 실종 사건은 장기화될수록 단서나 목격자들이 희미해져 갑니다. 밤낮없이 근무를 (통해 발견…)"
경찰은 실종 예방을 위해선 보호자가 미성년자 등의 지문 사전등록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며 경찰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도 당부했습니다.
연합뉴스TV 정인용입니다. (quote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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