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참극, 과연 미리 막을 순 없었던 걸까요.
사건 발생 나흘 전 상황을 되짚어보니 범인이 피해자들에게 앙심을 품었다고 볼 만한 단서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경찰이 신변조치로 지급한 스마트 워치로는 살인을 막지 못 했습니다.
전민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20대 남성 이모 씨의 전 여자친구가 서울에 있는 가족에게 다급히 연락을 한 건 지난 6일.
전날 이 씨가 "자신을 감금하고 폭행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여성의 아버지는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은 대구시 도심에서 함께 차에 타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여성은 처음엔 "피해 본 게 없다"고 부인했지만, 경찰관이 이 씨와 분리 조치한 뒤에는 감금 폭행과 추가 피해도 진술했습니다.
당시 여성 얼굴에선 옅은 멍 자국도 확인된 걸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이 같이 있던 이 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했지만, 이 씨는 여성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했습니다.
경찰은 두 사람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 여성이 전날 감금 폭행 피해를 주장하고도 다음날 함께 대구에 와서 남성 가족을 만난 정황 등을 고려해 이 씨를 바로 체포하지는 않았습니다.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귀가조치한 겁니다.
그리곤 이 씨의 거주지를 관할하는 천안서북경찰서로 사건을 전달했습니다.
여성은 서울에서 내려온 가족과 함께 서울로 돌아갔습니다.
이날 이후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신고 다음날 여성 가족에게 호출 기능이 있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신변보호에 들어갔지만, 사흘 뒤 여성의 가족을 상대로 한 범행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경찰은 이 씨를 상대로 전 여자친구 가족이 자신을 신고한 것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벌인 건지를 추궁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전민영입니다.
영상취재 : 최상덕(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 차태윤
전민영 기자 pencak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