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재택치료를 하는 사람은 서울에서만 9천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가족 간 감염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임시숙소로 나오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이민준 기자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현장음]
("밥 잘 먹고 있어?") 네!
("밥 잘 먹어야 코로나 나가는 거지?") 네!
60대 이모 씨가 손주들과 통화하며 아쉬움을 달랩니다.
딸과 사위, 손주들과 함께 살던 이 씨는 나흘째 홀로 호텔방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주 손주 2명과 사위가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시작된 재택치료는 악몽 같았습니다.
[이모 씨 / 재택치료자 가족]
"(재택치료는) 전쟁보다 더하죠. 가족 간에 만나지도 못하지, 밥도 같이 못먹지, 아기들 밥 가져다주고 옆을 못가는 거야.
'너 코 마스크 써' '먹어' '먹어' 그러고 있는 거야."
결국 이 씨는 구청에서 마련해준 임시 숙소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기저질환이 있는 데다 손주들이 자꾸 할머니 품에 안기려고 하다보니 추가 감염이 우려됐기 때문입니다.
임시거처는 구청이 마련해준 관광호텔이었습니다.
원래 숙박비가 하루에 10만 원이었지만 자비로 2만 원만 부담하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숙박비 부담은 덜하지만 아직도 집에 남은 가족 걱정이 태산입니다.
[이모 씨/ 재택치료자 가족]
"아이들이 괜찮을까 많이 걱정되요 사실은. 애들이 너무 불쌍한 거야, 꼬맹이들이 6살 먹은 애가 (집에서) 마스크 쓰고 있으니까"
친동생이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김모 씨도 나흘 전 거처를 호텔로 옮겼습니다.
[김모 씨/ 재택치료자 가족]
"제가 외부에 있다고 해줘야지. 회사 측에서 근무할 수 있게 해주니까. 같이 살면 아무래도 위험성이 좀 있잖아요."
집에서 나와 살다보니 비용 지출이 걱정입니다.
[김모 씨 / 재택치료자 가족]
"식비가 많이 들죠. 아낀다고 편의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배달음식도 건강하지도 않고, 잘 안 먹는 음식을 먹고 있어요."
서울의 재택치료 확진자는 8천 7백여 명.
확진자 못지 않게 가족들도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민준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희
영상편집 : 이태희
이민준 기자 2minj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