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밥상 물가가 학원가까지 덮쳤습니다.
천원 몇 장으로 푸짐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서울 노량진 고시촌의 명물, 컵밥 가격이 500원씩 올랐습니다.
상인들은 학생들이 부담될까 인상을 미루고 미뤘지만, 재료값이 너무 비싸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홍유라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997년부터 서울 노량진에서 장사를 해 온 컵밥집입니다.
지금까지 딱 2번 가격을 올리고 버텨왔는데, 결국 지난주 3번째 가격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백충식 / 컵밥집 운영]
"최소 단위로 500원 정도 올렸어요. 학생들이 부담이 되니까."
안오른 게 없는 식재료 가격 때문입니다.
[백충식 / 컵밥집 운영]
"4000원 했거든요. (달걀) 한판에. 지금은 6000~6500원이에요. 오리훈제가 좀 많이 올랐고, 베이컨도 2번 정도 올랐고요."
노량진 컵밥거리의 다른 노점상들도 내년 1월 1일부터 일제히 500원씩 올립니다.
[김영순 / 컵밥집 운영]
"학생들이 뭔 돈이 있어요. 그래서 안 올리고 싶었는데, 우리가 적자라서 안돼. 너무 힘들어서."
수험생들은 컵밥 가격 인상의 필요성엔 공감합니다.
[A씨 / 수험생]
"워낙 다른 데도 다 오르다 보니까 여기만 안 올리는건 여기 사장님한테도 말이 안 되는 것 같고."
하지만, 부담스러운 마음도 큰게 사실입니다.
[안성찬 / 수험생]
"컵밥이라는 게 간단하고 든든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곳이었는데, 가격이 높아진다면 부담이 될 것 같아요."
심지어 가격 인상을 고민하기 전에 장사를 쉬고있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노점상 20곳 정도 있던 컵밥거리에는 5곳이 연달아 문을 닫았습니다.
[김영순 / 컵밥집 운영]
"다 남의 일 하러 다니는거야. 장사하는 게 적자니까 계속. 노가다(막일꾼) 뛰는 사람들, 남의 식당에서 설거지하는 사람들. 지금 그래요."
치솟는 물가에 노량진 터줏대감 컵밥집과 수험생 모두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채널 A 뉴스 홍유라입니다.
영상취재 : 김명철
영상편집 : 이은원
홍유라 기자 yu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