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내수 경기는 침체했는데, 수출은 역대 최고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통계의 착시' 효과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강정규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기자]
정부는 11월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32% 올라 월간 600억 달러 시대를 열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다음 달 종합되는 올해 누적 수출 실적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문동민 /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 (지난 1일) : 우리나라 무역 역사상 최초로 월간 600억 불을 돌파하였습니다. 12월 중순에는 2018년 수출액 6,049억 불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기대됩니다.]
미국과 유럽 등의 수요 증가로 우리 수출이 순항하고 있는 건 맞습니다.
그러나 '사상 처음', '역대 최고'라는 숫자 이면의 '통계의 착시'를 걷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유가와 원자잿값 상승에 따라 수출 단가가 높아진 만큼 수출 금액도 부풀려지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달 1kg당 수출 단가는 3.76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원자잿값에 영향을 많이 받는 석유와 철강 제품 실적이 크게 뛴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11월 수출 물량은 어떨까?
1,607만 톤으로 작년 대비 8.2% 상승에 그쳤습니다.
19개월 연속 무역흑자라곤 하지만, 비싸진 원자잿값만큼 수입액도 올라서 흑자 폭이 지난해보다 많이 줄었습니다.
[홍성욱 /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 : 올해 수입이 오히려 수출 증가액 보다 크게 나타날 거예요. 저희가 수입해서 가공한 다음에 수출할 거 아녜요? 원자재 가격이 오르니까 판매하는 가격도 높아지는 거죠.]
결국,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 물건을 더 많이 팔았다기보다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출 단가를 끌어올리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낳았다고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YTN 강정규입니다.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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