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에서 여중생들이 후배 여중생을 폭행하고 비하하는 영상을 찍어 유포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경찰이 출동했다가 피해자를 찾지 못하는 등 미흡한 대응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배유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속옷 차림의 여중생을 다른 여중생들이 마구 때립니다.
여중생 손발은 묶여있고 이마엔 특정 국적을 비하하는 욕설이 적혀 있습니다.
결국 여중생은 울음을 터트립니다.
[현장음]
"한 번만 봐주세요."
지난 7월, 경남 양산의 한 가정집에서 여중생 4명이 몽골 출신 1학년 후배를 집단 폭행했습니다.
당시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이 가출하자 집으로 데려 왔는데 피해 학생의 가족이 집으로 찾아와 자신들을 크게 혼냈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들은 6시간 넘게 폭행한 뒤 영상까지 찍었습니다.
폭행 동영상이 다른 학생들에게 유포되면서 피해 학생은 학교도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해 학생]
"어떤 오빠가 저한테 와서 네 영상 봤다고. 네 영상 5천 원씩 팔고 있다고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서…."
경찰의 미흡한 대응도 사건을 키웠습니다.
사건이 벌어지기 전 경찰이 피해학생 가족과 함께 집을 찾아갔지만 베란다에 있던 피해학생을 찾지 못했습니다.
사건 다음날 피해학생 측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한 달 넘게 지나서야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가해 학생 중 2명은 검찰에 넘겨졌지만, 다른 2명은 만 13살 이하 촉법소년이어서 형사처벌을 면하게 됐습니다.
그나마 공동폭행 혐의만 적용했을 뿐 협박과 동영상 유포 등 혐의는 모두 빠졌습니다.
경찰은 당시 압수수색 영장이 없어 적극적으로 찾지 못했고 동영상이 있는 건 알았지만 유포된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뒤늦게 폭행 영상이 어떻게 유출됐는지 다시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덕룡
영상편집 : 이태희
배유미 기자 yum@donga.com